박근혜 대통령이 3일 오후(현지시각) 한국-멕시코 문화교류 공연이 열린 멕시코시티 메트로폴리탄극장에 들어서며 관객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박 대통령-니에토 정상회담
멕시코를 공식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4일(현지시각)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에서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과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열어 한-멕시코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8년 만에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이를 위해 공식협상 사전 단계인 실무협의를 올해 안에 여는 데 합의했다. 양국은 2007년과 2008년 두차례 협상에 나섰으나, 2008년 6월 멕시코 자동차업계 등의 반대에 부딪혀 지금까지 협의가 중단된 상태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멕시코는 주요 중남미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과 양자 및 다자 자유무역협정 논의가 없는 나라”라며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이 무역·투자 확대 필요성에 공감했고, 다양한 협력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실무회의를 올해 안에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자동차·철강·전자 등 주력 수출품에 대한 멕시코의 높은 관세 탓에 한국 기업들이 가격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다며, 한-멕시코 에프티에이 체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부는 이번 실무협의를 통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을 위해 회원국인 멕시코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도 기대하고 있다. 티피피에 가입하려면 12개 회원국 모두에게서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멕시코 산업계의 반대와 부정적 여론 탓에 한-멕시코 에프티에이 협상이 실제 재개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2013년 한-멕시코 에프티에이 협상 재개를 위한 실무협의 개최까지 합의했으나 흐지부지된 바 있다.
박 대통령과 니에토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경제·교육·관광 분야 등에서 34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교역·투자 및 신재생에너지와 보건의료·수자원 등 창조경제에 기반한 고부가가치 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170억달러(약 19조5160억원) 규모의 멕시코 에너지 시장을 비롯해 교통·수자원 등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멕시코시티/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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