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오전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기공식에 황우여 교육부 장관과 함께 참석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12·21 총선용 개각
청, 쟁점법안 우선 처리 고수했지만
개각 지연 따른 ‘장관 공백’ 우려
공직자 사퇴시한·청문 일정에 쫓겨
‘짜집기 졸속인사’ 비판 자초
‘최고 실세’ 최경환 여당 복귀로
당내 권력지형 재편 불가피
공천문제 협의 등 주도할 가능성
청, 쟁점법안 우선 처리 고수했지만
개각 지연 따른 ‘장관 공백’ 우려
공직자 사퇴시한·청문 일정에 쫓겨
‘짜집기 졸속인사’ 비판 자초
‘최고 실세’ 최경환 여당 복귀로
당내 권력지형 재편 불가피
공천문제 협의 등 주도할 가능성
21일 5개 부처 개각으로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할 장관들이 모두 ‘족쇄’를 풀었다. 지난달 주요 법안 처리를 강조하며, 청와대가 “당분간 개각은 없다”고 발표한 지 39일 만이다. 청와대는 예상보다 개각이 늦어지면서 공직사회가 동요하고 분위기가 이완된다는 점을 고려해 개각을 단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0월19일 개각으로 유기준 전 해양수산부, 유일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교체된 데 이어 두차례의 ‘총선 개각’으로 6명의 장관 출신 인사가 총선에 출마하게 됐다. 특히 친박근혜계 핵심인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당으로 복귀하게 되면서, 새누리당 내부 권력지형 재편에도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는 애초 박근혜 대통령이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노동시장 개편 5개 법안과 서비스발전기본법안, 기업활력제고특별법, 테러방지법 등 쟁점법안들의 국회 통과가 개각보다 우선이라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장관 후보자들이 발표되고 청문회 정국으로 이어질 경우, 법안에 대한 관심보다는 정쟁 국면이 조성돼 ‘관심 법안’ 통과가 어려울 수 있다는 박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법안 처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개각을 계속 미룰 경우, 공직자 사퇴시한인 내년 1월14일 전에 현 장관들이 사퇴하고 후임은 정해지지 않는 ‘장관 공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국회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공직자 임명에 대한 청문 요청이 오면 20일 이내 청문회를 마치고 보고서를 채택하도록 돼 있다. 이에 여권에서는 내년 1월14일을 기준으로 20일을 역산해 24일 이전에 개각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법안 처리가 우선이라는 생각은 분명했으나,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인 28일까지 기다리기에는 청문회 일정이 너무 촉박했다”고 전했다.
이번 인사는 사실상 ‘총선용 개각’이다. 최경환·황우여·정종섭 장관 등 개각 대상자들은 이미 공·사석에서 총선 출마를 공언해 왔다. 청와대도 이미 ‘마음이 떠난’ 장관들을 내보내고 공직사회를 안정시키는 편이 국정운영에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서울 송파을)은 국토교통부 장관에서 퇴임한 지 한달여 만에 또다시 경제수장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임명돼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청와대는 애초 경제관료 출신도 고려했으나, 친박 핵심 정치인 임명을 통해 집권 후반기 국정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회와 적극 소통을 하려면 관료보다는 정치인이 적합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새누리당도 이번 개각을 총선 체제 구축을 위한 개각으로 받아들이고, 앞으로 공천 룰 마련 작업과 공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정부의 최고 실세로 불리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다음달 당 복귀가 당내 권력 지형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미 당내에선 친박계의 좌장 구실을 하고 있는 서청원 최고위원과 최경환 부총리의 미묘한 ‘갈등’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최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최 부총리가 만찬 회동을 하고 “공천 갈등을 최소화하자”고 뜻을 모은 것을 두고도, 당내에는 “최 부총리를 친박계의 단일 채널로 인정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최혜정 황준범 기자 idun@hani.co.kr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20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의 한국 신용등급 상향조정에 대한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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