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참석차 프랑스 파리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새벽(한국시간) 파리 테러 참사 현장인 바타클랑 극장을 찾아 희생자를 위해 헌화하려고 걸어가고 있다. 청와대 제공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참석을 위해 프랑스 파리를 참석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각) ‘청정에너지 혁신 미션’에 참석해 기념사를 할 예정이었으나, 주최 쪽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각으로 기념사를 하지 못하고 이를 서면으로 제출하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기후변화 정상회의’ 이후 열린 ‘청정에너지 혁신 미션(Mission Innovation)’ 출범식에 참석해 축사를 할 예정이었다. ‘청정에너지 혁신 미션’은 청정에너지 기술혁신을 통해 기후변화 문제에 효과적이고도 장기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미국·프랑스·인도 등 3개국이 주도하고 한국·영국·중국·일본 등 총 20개국이 참여하는 국제 협의체이다.
박 대통령은 출범식 시작 시각인 오후 4시에 앞서 3시 58분쯤 미리 입장해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과 인사를 나눈 뒤 자리에 앉았다. 그러나 20분이 지나 참석한 각국 정상들이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연단 위로 올라간 때에도 주최국 정상인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사진촬영을 위해 연단 위에 서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짧은 대화를 주고받으며 웃기도 했고, 이어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말콤 턴불 오스트레일리아 총리와도 인사를 나눴다. 박 대통령을 포함한 참석자들은 연단에 올라간 상태에서 서로 대화를 나누며 주최 쪽을 기다리는 상황이 이어졌고, 그럼에도 3국 정상이 나타나지 않아 결국 4시40분께 박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한-러 정상회담을 위해 먼저 자리를 떠야 했다. 박 대통령의 퇴장 이후 5분쯤 지나 공동 주최국인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행사장에 입장해, 그제서야 기념촬영이 이뤄지고 행사가 시작됐다.
오바마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결국 행사 시작시간보다 1시간여 늦은 오후 5시3분께 행사장에 입장했고, 모디 총리와 오바마 대통령이 각각 기념사를 한 뒤 출범식 행사는 5시 19분쯤 끝났다. 박 대통령은 이날 애초 정상들 가운데 6번째로 기념사를 할 예정이었지만, 오바마 대통령과 모디 총리 등의 1시간 넘는 지각으로 어쩔 수 없이 먼저 행사장을 떠나야 했고, 낭독하지 못한 기념사는 주최 쪽에 서면으로 제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행사가 너무 지연돼, 나머지 정상들의 발언 기회가 없어졌다”며 “박 대통령의 기념사는 서면으로 제출해, ‘청정에너지 혁신미션’ 홈페이지에 오른 상태”라고 말했다.
파리(프랑스)/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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