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한 세대만에 산업화”
아버지의 개발독재 정당성 강조
뉴욕서 새마을운동 행사 참석
“신뢰 기반한 국가지도자” 칭송
아버지의 개발독재 정당성 강조
뉴욕서 새마을운동 행사 참석
“신뢰 기반한 국가지도자” 칭송
제70차 유엔총회와 유엔개발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칭송’에 힘을 쏟았다. 박 대통령은 개발도상국을 상대로 1970년대 농촌개발운동인 새마을운동 홍보에 직접 나서는 한편, 아버지인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신뢰에 기반을 둔 국가지도자”라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각) 뉴욕에서 열린 ‘새마을운동 고위급 특별행사’에 참석해 “대통령이었던 선친께서 새마을운동을 추진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어떠한 성공 요인들이 어떻게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서 국민과 나라를 바꿔놓는지를 경험할 수 있었다”고 밝힌 뒤, 성공 요인 중 하나로 “신뢰에 기반을 둔 국가지도자의 리더십”을 꼽았다. 박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두고 “관료들의 부정부패를 철저히 차단해 국민들이 정부를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정치적 인기에 영합하지 않는 순수한 열정으로 도시와 농촌이 더불어 잘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헌신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27일 열린 유엔개발정상회의 상호대화에서도 “한국은 한 세대 만에 절대 빈곤에서 벗어나 산업화와 민주화를 달성한 경험을 갖고 있다”며 주된 배경으로 “정부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효과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제도를 구축하려면 정부의 주도적 역할이 중요하며, 특히 경제성장 초기 단계에서는 그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개발독재의 정당성을 강조한 셈이다.
그러나 새마을운동은 출발부터 유신체제에 대한 농민의 정치적 지지를 동원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이 개입돼 있었으며, 추진 과정도 자발적 동기부여보다 관 주도의 억압적 통제나 지시 일변도 등 전형적인 독재국가의 국가동원 체제 방식이라는 평가가 내려져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새마을운동에 대해 “(1972년) 10월 유신의 이념을 구현하는 실천도장”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또 효율성과 양적 성과에 주력하는 정부 주도 방식의 새마을운동을 시장경제 아래 삶의 질과 가치를 지향하는 현대사회에 적용하긴 힘들다.
그러나 새마을운동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당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며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1970년대 고도성장 시기를 경험한 박 대통령으로서는 새마을운동에 대한 나름의 신념을 갖고 있음은 물론, 정치적으로도 박 대통령에게는 활용 가능한 소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청년일자리, 군인 챙기기 등 청년층을 공략한 데 이어, ‘박정희 향수’를 통한 지지층(노년층) 결집에 나선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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