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오전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의원 전원을 초청해 연 오찬에서 김무성 대표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새누리 의원 전원과 청와대 오찬
“노동개혁 해결에 앞장서 달라”
김무성 “4대개혁 반드시 뒷받침”
“노동개혁 해결에 앞장서 달라”
김무성 “4대개혁 반드시 뒷받침”
집권 후반기 첫날 남북 고위급 접촉 타결을 통한 긴장 완화라는 ‘선물’을 받은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새누리당 의원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박 대통령이 여당 의원 모두와 식사를 함께 한 것은 지난해 1월7일 새누리당 의원 및 당협위원장 240여명과 만찬 회동을 한 이후 19개월 만이다.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 도출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노동시장 개편 등 집권 후반기 주요 의제를 본격 추진하기 위한 내부 동력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오찬 자리에서 “이제는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개혁에 매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당이) 특히 오랫동안 해내지 못한 공무원연금 개혁을 이루는 데 앞장서 주신 데 대해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이제 노동개혁이라는 큰 과제가 여러분 앞에 놓여 있다. 국가 경제와 미래 세대들을 위해 이것이 꼭 해결될 수 있도록 새누리당 의원님들이 앞장서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 주요 국정과제로 삼은 공공·노동·금융·교육 4대 분야 개혁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 등 경제활성화 3법안을 언급하면서 “법안을 잘 처리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찬은 남북 고위급 접촉 타결이 이뤄진 직후인 25일 전격적으로 결정됐다. 그간 청와대 내부적으로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의원들의 오찬을 계획해왔으나, 남북 긴장 고조로 미뤄왔다가 남북 합의가 이뤄진 당일 박 대통령이 이날로 확정지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인사말에서 “(전날 연찬회에서) 의원들 모두 모여서 대통령의 전반기의 성공적인 국정수행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며 “대통령님이 추진하는 4대 개혁을 새누리당이 반드시 뒷받침을 잘해서 좋은 나라를 만드는 데 앞장서자는 다짐을 단단하게 했다”고 밝혔다.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남북회담의 결과가 대통령의 좌우명인 원칙의 승리였다”며 “원칙 승리”를 건배사로 외치기도 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한 참석자는 “박 대통령이 ‘(남북 협상이 진행되던) 나흘간 잠을 거의 못 자서 눈에 실핏줄이 터졌어요’라고 말했지만, 기분은 매우 좋아 보였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노동개혁과 청년실업 등에 대해 주로 이야기를 했고, 남북 고위급 접촉에 대해선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 이날 오찬에는 지난 6월 ‘국회법 파동’ 이후 처음으로 박 대통령과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자리를 함께했지만, 유 전 원내대표의 좌석은 박 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앉은 헤드테이블과 멀리 떨어져 있어 서로 인사를 나누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찬에는 새누리당 국회의원 138명이 참석했으며 청와대에서는 이병기 비서실장,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현기환 정무수석을 비롯한 수석비서관들도 참석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남북 고위급 접촉의 성과로 그동안 지지를 유보했던 여권 지지층들이 박 대통령 지지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30%대 초반인 박 대통령 지지율이 새누리당 지지율(40%대)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이고, 박 대통령이 이를 기반으로 실질적인 정국 주도권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혜정 서보미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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