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률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 내정자.
평소 “대학 시장화 반대” 역설
KTX 여승무원 시위 지지도
정권과 다른 색깔에 야당도 ‘갸우뚱’
KTX 여승무원 시위 지지도
정권과 다른 색깔에 야당도 ‘갸우뚱’
“등록금 문제를 대학과 시장에만 맡겨서는 고등교육의 미래가 없다”, “(언론사 대학평가는) 대학을 순위 경쟁에 매몰케 해 살벌한 경쟁의 도가니로 몰아간다.”
이처럼 대학의 시장화에 반대하고 케이티엑스(KTX) 여승무원들의 정규직 전환을 지지하는 등 박근혜 정부의 국정 기조와 사뭇 다른 색깔을 보여 온 김상률 숙명여대 교수의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 발탁을 두고 교육계 안팎에서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어떤 인연과 판단에 따라 김 내정자를 발탁했는지는 알려진 게 없어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내정자는 지난해 11월 논설위원으로 있던 <한국대학신문>에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강요하는 작금의 (언론사) 대학평가는 낭만과 지성의 상아탑을 살벌한 경쟁의 도가니로 몰아가고 있다. 이러한 척박한 고등교육 환경에서는 박근혜 정부가 구현하는 ‘미래창조’는 공허한 메아리가 될 수 있다”고 썼다. 그는 대학 발전을 위해선 반값 등록금 등을 정부가 주도적으로 이끌어가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2012년에 같은 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등록금 문제를 대학과 시장에 맡기지 말고, 정부가 주도적으로 지원해야 고등교육의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영문학자인 그는 문학 평론을 통해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문학 작품들을 찬양하기도 했다. 지난해 <한겨레>에 기고한 미국 소설가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관련 글에서 “피츠제럴드는 이 소설에서 1920년대 소비자본주의가 그 절정의 순간에 도덕적 쇠락을 맞이하고, 결국 파국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것을 개츠비를 통해 보여줌으로써 루카치의 낭만적 반자본주의의 이상을 수려한 산문으로 채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의 연구 영역도 에드워드 사이드 등 탈식민주의, 미국 흑인·소수자 문학 등 비주류 분야에 집중돼 있다.
김 내정자는 그동안 주로 국제 교류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국제화분과위원장을 지냈으며, 전국대학교국제처장협의회장, 전국대학국제교류협의회장 등을 역임했다.
야당 관계자는 19일 “김 내정자의 그간 행적을 보면 박근혜 정부가 발탁해온 사람들과는 다른 성향으로 파악된다. 뭐라 평하기엔 알려진 정보가 부족해 일단 지켜보려 한다”고 말했다. 교수노조 관계자도 “김 내정자가 2006년 KTX 여승무원들의 정규직 전환을 지지하는 성명에 참여하는 등 현 정부와 다소 엇나가는 행보를 보였다는 점에서 뜻밖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김 내정자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문화 융성이 대통령의 중요한 국정철학이라는 데 공감하고 있다. 중요한 교육 현안이 많은데 현장과 잘 소통해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지훈 박태우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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