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창성동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후보자 사퇴 기자회견을 한 뒤 청사를 떠나고 있다. 뉴스1
총리지명 엿새만에…전관예우 등 논란에 사퇴
안 후보자 “정부에 부담…국민 실망시켜 죄송”
안 후보자 “정부에 부담…국민 실망시켜 죄송”
‘전관예우’ 논란에 휩싸였던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명 엿새 만인 28일 전격적으로 후보직을 사퇴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명한 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열지도 못하고 사퇴한 것은 김용준 인수위원장(전 헌법재판소장)에 이어 두번째로, ‘졸속 인사’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안 후보자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국무총리 후보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자는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더 이상 국무총리 후보로 남아 있는 것은 현 정부에 부담이 될 뿐 아니라, 늘 제 버팀목과 보이지 않는 힘이 되어주었던 가족들과 저를 믿고 사건을 의뢰한 의뢰인들의 힘들어하는 모습을 더이상 지켜보는 것도 제게는 너무 버겁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안 후보자는 “전관예우라는 오해나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 행동 하나하나에 조심했다. 억울하거나 가난한 사람들을 늘 지지하고 이들의 편에 서는 것도 잊지 않았다”면서도 “지명된 뒤 전관예우를 비롯한 여러 의혹으로 국민 여러분을 실망시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안 후보자는 또 “저를 믿고 총리 후보로 지명한 대통령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변호사 개업 이후 지금까지 10개월 동안 최대 27억원에 이르는 거액의 수임료 수입,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한 이른바 ‘전관예우’ 논란으로 여론의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그는 “이제는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평범한 한 시민으로 돌아가 조용히 지내려 한다”며 “국민 여러분께 약속한 기부는 성실하게 이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안 후보자는 지난 22일 세월호 참사의 대처 실패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정홍원 총리의 후임으로 전격 지명됐다. 박근혜 정부 출범 전 인수위 시기에 첫 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던 김용준 인수위원장은 땅 투기 의혹과 두 아들의 병역 등 논란을 겪다 지명 닷새 만에 자진사퇴한 바 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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