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 여론 추이 분석
갑절넘던 ‘잘한다’ 응답비율
5개월만에 16%p차로 역전
젊은층 지지율도 크게 하락
전문가 “복지후퇴·불통 탓”
갑절넘던 ‘잘한다’ 응답비율
5개월만에 16%p차로 역전
젊은층 지지율도 크게 하락
전문가 “복지후퇴·불통 탓”
박근혜 대통령 취임 첫해 무당파 등 중도층과 젊은층이 지속적으로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도층과 젊은층이 등을 돌린 것은 불통 비판을 받아온 박 대통령의 일방적인 국정운영과 관계가 깊은 것으로, 박근혜 정부의 향후 국정운영에 적신호로 떠올랐다. 박 대통령 지지율 하락도 이런 이탈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이 27일 공개한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매주 실시한 대통령 직무수행 지지도 추이 분석에 따르면, 지지 정당이 없다고 답한 무당파의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는 임기 초반인 3월과 4월에는 ‘잘한다’와 ‘잘못한다’가 각각 28~30%, 26~31%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지난 5월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전후로 상승하기 시작한 ‘잘한다’는 평가는 7월 47%를 기록해, ‘잘못한다’(21%)보다 배 이상 높았다.
그러나 박 대통령에 대한 무당파의 긍정 평가는 9월 말 기초연금 공약 후퇴를 계기로 하락세로 바뀌었다. 마침내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 대한 찍어내기 논란이 계속된 10월 말에는 ‘잘못한다’(42%)가 ‘잘한다’(37%)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12월 셋째 주 마지막 조사에서는 ‘잘못한다’ 49%, ‘잘한다’ 33%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철도노조 파업에 대한 강경 대응이 이뤄진 때다.
젊은층의 이탈도 두드러진다. 20대와 30대 등 젊은층 역시 10월 초까지는 박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보다 훨씬 높았지만, 10월 하반기부터는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지르고 있다. 그 차이는 점점 커져, 지난 20일 발표된 12월 셋째 주 조사에서는 격차가 15%포인트를 기록했다. 반면에 50대와 60대 이상에선 긍정 평가가 5월 각각 65%와 84%로 상승한 뒤 지금까지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
무당파와 젊은층의 이러한 ‘변심’은 박 대통령 지지율 하락 시점과 일치한다. 박 대통령 지지율은 9월 최고점(평균 63%)을 찍었으나 10월 55%로 대폭 떨어졌다. 특히 무당파의 부정적 평가가 49%로 나타난 12월 셋째 주 조사에선 박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48%로 하락해, 대선 당시 득표율 51.6%보다 낮게 나왔다.
윤희웅 ‘정치컨설팅 민’ 여론분석센터장은 29일 “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무당파의 이탈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무당파 등 중도층이 이탈하고 있는 것은 복지공약 후퇴와 불통 논란, 일방적인 국정운영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무당파가 아직 야당 지지로는 가지 않고 있으며, 여당 고정지지층에서의 균열 조짐도 없어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다만,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박근혜 정부가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종철 기자 phill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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