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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박근혜 후보 모르게 “원세훈에 대화록 공개 요구”?

등록 2013-06-27 20:08수정 2013-07-01 15:41

윤준하 환경재단 대표(앞줄 가운데)가 27일 오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국가정보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시민회의’에서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을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윤준하 환경재단 대표(앞줄 가운데)가 27일 오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국가정보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시민회의’에서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을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박 허락없인 아무일도 못하는 구조”
대선 직전 “NLL 발언 공개” 유세도

청와대, 국정원 국조 부정적 태도
‘대화록 파문’ 불거질 것 우려했나
김무성 의원의 ‘돌발 고백’과 권영세 주중 대사의 육성 녹음파일 공개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사전 유출 의혹이 커져가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당시 이런 내용을 알고 있었는지를 놓고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에 청와대가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던 게 결국은 ‘또다른 대선개입 의혹’이 불거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박 대통령은 지난 24일 “대선 때 국정원이 어떤 도움을 주지도,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지도 않았다”며 관련 의혹에 선을 그은 바 있다. 하지만 자신의 측근이자, 대선 캠프의 1·2인자였던 김 의원과 권 대사 두 사람이 대화록 사전 유출 의혹과 관련됐다는 의심을 받는 상황에서 그의 ‘결백’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 국정원과 캠프 인사들이 대화록을 대선용으로 활용한 게 사실이라면,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최종 책임은 박 대통령에게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박 대통령에게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이런 맥락이다.

청와대는 대화록 사전 유출 의혹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그런 일이 없었기 때문에 박 대통령이 이를 알고 말고 할 것도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드러난 정황들은 이런 설명에 의문을 품게 한다. 우선 김 의원은 26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대화록) 원문을 보고 우리 내부에서도 회의를 해봤지만 (중략) 원세훈에게 대화록을 공개하라고 했는데”라고 말했다. 회의를 했다는 당시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엎치락뒤치락하던 시점이다. 이 때문에 캠프 인사가 최소한 박 후보에게 보고도 하지 않고 선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만한 민감한 요구를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에게 했다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더구나 박 대통령은 대선 캠프의 보좌관까지 일일이 직접 낙점했고, 집권 뒤엔 ‘깨알 리더십’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여권의 한 핵심 인사는 “친박은, 그 누구도 박 대통령의 허락 없이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남북·외교 관계에 파문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불법이기도 한 대화록 공개에 박 대통령이 얼마만큼의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느냐도 논란거리다. 박 대통령은 대선 직전인 지난해 12월15일 유세에서 “참여정부가 정말 안보를 지키고 나라를 지키는 데 유능했다면 문제가 되고 있는 남북정상회담시의 엔엘엘(NLL) 발언을 공개해서 확인하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엔엘엘은 피와 죽음으로 지킨 곳”이라는 그의 최근 발언을 함께 놓고 보면 박 대통령은 대화록 공개의 불법성과 그것이 불러올 파장은 염두에 두지 않은 채, 엔엘엘을 ‘안보의 상징’으로 여기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관련 발언을 확인하는 데만 집중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에서 “우리는 대선 때 발언록을 다 공개해야 된다고 생각했다”는 발언이 나오는 것은 이런 박 대통령의 생각이 투영된 결과인 셈이다.

더구나 박 대통령은 기존의 남북관계를 ‘비정상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이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청와대 참모들 사이에선 “대화록 공개의 절차적인 문제는 친노 세력이 시비를 거는 것에 불과하다. (그런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대화록을 공개해 국민들에게 실상을 알려, 비정상적인 문제를 정상화하는 게 중요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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