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청와대가 민간인 불법사찰 증거 은폐를 위해 자신을 회유했다고 폭로한 바 있는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이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으로부터 ‘입막음용’으로 2000만원을 받았다가 돌려줬다고 추가 폭로했다.

　장 전 주무관은 14일 팟캐스트방송 ‘이슈털어주는 남자’(이털남) 51회에 출연해 “2011년 8월8일 신길역 근처에서 A씨로부터 2000만원을 받았다가 최근 돌려줬다”며 “A씨가 ‘이영호 비서관이 마련했다’고 밝혔다”고 말했다고 <오마이뉴스>가 보도했다.

　장 전 주무관은 돈을 받은 이유에 대해 “2시간 동안 계속 사용하다 결국 받았는데 좀 혹하는 마음도 있었고, 이영호 전 비서관의 혐의를 입증하고 싶어서 받았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는 이 돈의 성격에 대해 입막음용의 성격이 짙다고 전했다. 지난 12일 ‘이털남’을 통해 공개한 ‘최종석-장진수 대화록’에 따르면 최 전 행정관은 “캐시(현금)를 달라고 하면 내가 그것도 방법을 찾아주겠다’고 회유한 것으로 나온다.

　장 전 주무관은 A씨한테 2000만원을 받기 전에도 진경락 전 기획총괄과장한테서도 같은 금액의 돈을 제의받았으나 거부했다고 밝혔다. 장 전 주무관이 민간인 사찰 증거인멸 지시 의혹을 받고 있는 진경락 과장을 만난 것은 지난해 5월 중순께로 증거인멸 지시 의혹과 관련된 2심 재판이 끝난 직후였다.

　장 전 주무관은 “최종석 전 행정관한테 연락이 와서 ‘진경락 과장이 그쪽으로 가니 만나보라’고 했다”면서 “그래서 진 과장을 종로구청 앞에서 기다리다 만났더니 2000만원이 든 비닐봉투 하나를 주었다”고 말했다.

　장 전 주무관이 받기를 거부하자 진 전 과장은 “이영호 비서관께서 어렵게 마련한 거니까 꼭 받으면 좋겠다”고 거듭 돈 전달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장 전 주무관은 “저는 (진 전 과장한테) 미안하다는 한마디를 꼭 듣고 싶었다”면서 “진 전 과장은 법정에서 자기는 (증거인멸을) 지시한 적이 없다고 했는데 사석에서는 그 부분(증거인멸 지시)부터 말해주었으면 하고 바랐지만 끝까지 안했다”고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또한 장 전 주무관은 국무총리실 공직윤리관실 특수활동비의 일부를 매달 이영호 전 비서관 등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에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장 전 주무관은 “전임자가 업무를 인수인계하면서 ‘고용노사비서관실에 가는 돈이 있다. 세 개 봉투에 나눠서 담아야 한다. 200만원, 50만원, 30만원 나눠서 드리면 된다’고 했다”며 “(그래서) 이영호 비서관 200만원, 비서관실 국장 50만원, 최종석 행정관에게 30만원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2009년 7월31일부로 발령받았으니 (2009년) 8월부터 2010년 6월까지 (그렇게) 돈을 전달했다”며 “이것은 조직의 특수활동비 예산이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부 digitalne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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