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0일 오후 일본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 재일교포 간담회…오늘 후쿠다총리와 회담
미국 방문을 마치고 일본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20일 “일본에 대해 만날 사과하라고 요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재일동포 리셉션에서 “마음에서 우러나는 사과를 해야 진정한 사과지 억지로 하는 사과는 사과가 아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한-일 과거사 문제를 언급하며 “그리 멀지 않은 역사 속에서 마음 상한 일도 있었지만 과거 마음 상한 일을 갖고 미래를 살 수 없다”며 “과거는 잊을 수 없지만 과거만 갖고 오늘을 살고 더더욱 미래를 살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6자 회담 의제에 포함시키려는 일본 정책과 관련해 “원칙적으로 따지면 6자 회담에서 핵을 포기시키는 것과 일본 납북자 문제는 별개”라고 선을 그은 뒤 “일시에 어떻게 할 수는 없겠지만 남북, 북-일 관계를 풀어나가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특별기 편으로 도쿄 하네다공항에 도착했다. 1박2일 동안 일본에 머물 이 대통령은 21일 후쿠다 야스오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이 대통령은 이번 방일에서 참여정부 때 각종 현안으로 위축됐던 양국 관계의 강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경제협력 확대, 한-일 자유무역협정 추진, 워킹 홀리데이 프로그램을 통한 양국 젊은이들간 교류확대 방안 등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정상회담의 단골 의제인 과거사 문제는 이번에 직접 다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일본 방문은 지난 2월25일 이 대통령 취임 당일 후쿠다 총리가 방한해 정상회담을 연 데 대한 답방 형식이다. 양국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두 정상이 1박2일 또는 당일 일정으로 상대국을 방문해 현안을 논의하는 ‘셔틀 정상외교’를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언론들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한-미 동맹 재강화와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적극적인 기대감을 표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일 사설에서 “미-한 동맹의 재강화는 일본에도 마음이 든든하다”며 “이번에는 일-한의 연대를 다시 강화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권태호 기자 aip209@hani.co.kr
도쿄/김도형 특파원, 권태호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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