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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문 대통령-윤 당선자 회동, 축하·덕담 자리로 다시 일정 잡자”

등록 2022-03-16 19:30수정 2022-03-16 19:53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청와대 제공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청와대 제공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자 회동이 갑자기 무산된 것과 관련해 “축하와 덕담, 국민 희망에 대해 말하는 자리로 다시 일정을 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이나 공공기관 인사권 문제 등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를 위한 자리로 만들기 보다,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수현 수석은 16일 저녁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께 말씀드린 중요한 일정을 연기한 것이 송구스럽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 수석은 “장제원 (당선자) 비서실장과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협의를 계속 하기로 했으니 좋은 결과로 국민께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아침 윤석열 당선자 쪽과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윤 당선자의 오찬 회동을 4시간여 앞두고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며 회동 무산을 알렸다. 정권교체기 대통령과 당선자 회동이 갑자기 무산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박수현 수석은 회동 무산 이유가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때문이냐’라는 질문에 “(대통령과 당선자의 회동은) 축하와 덕담을 하면서 국정경험을 공유하는 자리이고, 당선자는 어떤 말씀이라도 하실 수 있는 자리”라며 “(문 대통령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배석자도 없이 하자고 제안했었다”고 즉답을 피했다. 다만 박 수석은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 아니겠나. 두 분은 배석자 없이 어떤 말씀도 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권성동 의원이 ‘김경수 전 경남지사 사면을 위해 이명박 전 대통령을 (묶어) 사면할 것’이라고 한 데 대해선 “중요한 건 대통령과 당선자가 허심탄회하게 말씀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청와대 내부에선 전날 권 의원이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이명박-김경수 동시 사면론’을 편 것에 대해 매우 부적절하다는 분위기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박 수석은 또 윤 당선자 쪽에서 청와대를 ‘구중궁궐’이라고 표현하면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국민과의 소통은 장소나 지리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박 수석은 “다양한 계기에 다양한 과정을 통해 국민께 얼마나 진심으로 말씀드리고 귀기울이냐가 소통의 본질”이라고 덧붙였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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