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9년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주고 환담을 위해 이동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청와대가 “현 정부에서 하지 않았던 일을 들어서 민정수석실 폐지의 근거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전날 민정수석실이 ‘정적 통제와 국민 신상털기, 뒷조사 등을 해왔다’며 폐지 방침을 밝힌 데 대해, 불쾌감을 표현한 것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5일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정부의 민정수석실은 법령이 정한 업무에 충실한 소임을 다해왔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 정부 민정수석실 기능은 민심 청취, 법무 보좌, 인사 검증, 반부패정책, 공직 감찰, (대통령) 친인척 관리 등”이라며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존폐 여부는 정책적 판단의 문제로 과거 국민의정부 등에서도 일시적으로 폐지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당선자가 과거 ‘사직동팀’을 언급하며 현 정부 민정수석실까지 묶어 “과거 잔재를 청산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불쾌감을 표현한 셈이다.
윤 당선자는 전날 “앞으로 대통령실 업무에서 사정·정보조사 기능을 철저히 배제하고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며 “과거 사정기관을 장악한 민정수석실은 합법을 가장해 정적, 정치적 반대세력을 통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세평 검증을 위장해 국민 신상 털기와 뒷조사를 벌여왔는데 이런 잔재를 청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선거 운동기간 동안 윤 당선자가 현 정부의 적폐를 수사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 수사의 대상·불법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한다”며 사과를 요구한 바 있다.
한편,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윤 당선자 쪽에서 대선 뒤 청와대 인사에게 인사 협의를 요청했다’는 보도에 대해 “인수위 측에서 공기업 인사에 대해 협의 요청이 있었는지 알고 있지 못 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5월 9일까지는 문 대통령 임기이고, 임기 내 인사권을 행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달말 임기가 종료되는 한국은행 총재 후임 지명 여부에 대해선 “한은 총재 임기가 대통령 재임 중에 완료되기 때문에 (인사) 실무 준비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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