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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우크라 대통령 30분 통화…“굳건한 지지와 연대”

등록 2022-03-03 20:53수정 2022-03-08 02:33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3일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반드시 역경을 이겨낼 것이라 믿으며, 굳건한 지지와 한국 국민들의 연대를 보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단히 안타까운 상황에서 다시 통화하게 되었다”며 “러시아의 무력 침공으로 희생당한 분들과 유가족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하며 침략에 결연히 맞서 싸우는 대통령님과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용기와 희생에 경의를 표한다”고 위로의 뜻을 전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 오후 5시35분부터 6시5분까지 30분 동안 통화를 했다. 문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통화는 지난 2020년 4월 10일 이후 약 1년 11개월만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전황을 설명하면서 우크라이나의 위기 극복과 방어를 위한 가용한 지원을 한국 쪽에서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국은 전쟁을 겪었기 때문에 전쟁의 참상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겪고 있는 슬픔과 역경에 깊이 공감한다”면서 “우크라이나가 조속히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기를 기원하며 한국이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가 보존되어야 하며, 대화를 통한 평화적 노력을 지지한다”면서 “한국은 우크라이나 국민과 피난민들을 위해 총 1천만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긴급 제공하기로 결정하였으며, 우선적으로 생명 보호를 위한 의료품을 지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한국에 체류 중인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안심하게 체류할 수 있는 ‘특별 체류 조치’도 했다고 밝힌 뒤 우크라이나에 남아있는 한국 국민들이 안전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단결과 희생이 있기에 이번 위기를 잘 극복해낼 것으로 믿고, 한국과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와 함께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용기를 내시라”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인 교민 보호 필요성에 공감하며 우크라이나 외교부에 전하겠다고 말한 뒤 문 대통령의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용기를 주는 말씀에 감사하며 우크라이나 국민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전에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놀라운 국가임을 알 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019년 10월 한국에 개인적으로 방한한 적이 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통화를 마친 뒤 트위터를 통해 통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를 리트윗하며 “한국은 전쟁을 겪은 나라로서 강인한 리더십을 보여주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러시아에 항전 중인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세계 나라 정상들과 통화를 통해 ‘반러 연합’ 구축을 도모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30분 동안 통화를 하고 “반러 제재와 국방 지원에 대해 논의했다. 우리는 가능한 빨리 침략자를 막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밖에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 등과도 소통했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린 바 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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