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4일 기시다 후미오 신임 일본 총리 앞으로 축하서한을 보내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는 뜻을 전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양국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기본 가치를 공유하고 지리적, 문화적으로 가장 가까운 국가로서 이웃나라다운 협력의 본보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소통하며 협력해 나가길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경미 대변인은 또 “우리 정부는 기시다 신임 총리 및 새 내각과도 협력하여 양국 간 현안은 물론, 코로나와 기후위기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도 서로 지혜를 모아 해결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박 대변인은 “정부는 일본의 새 내각과도 마주 앉아 대화하고 소통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양국의 공동 번영을 위해 경제와 문화, 인적 교류 등 제반 분야에서 발전적 방향으로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취임 축하 메시지는 아베 신조 전 총리 이후 얼어붙은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개선하자는 뜻을 담았다. 한-일 관계는 그동안 강제노역 배상 등 과거사문제와 함께 일본이 2019년 수출규제 조처를 하면서 역대 최악으로 치달은 상태다. 하지만 아베 전 총리 이후 취임한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 역시 문 대통령의 대화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스가 총리는 1년여 재임기간 동안 문 대통령과 한차례도 정상회담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는 아베 전 총리 때 외무상을 맡았던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을 유임시키는 등 당분간 ‘아베 노선’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대화를 재개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스가 전 총리에게도 이임 서한을 보내 재임 중 노고를 평가하고 퇴임 후에도 양국 간 우호 협력 관계 증진을 위해 노력해주기를 당부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스가 전 총리도 문 대통령에게 이임 인사를 담은 서한을 보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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