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당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1차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뒤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에 당선된 이준석 대표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변화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강하게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경선에서 함께 겨뤘던 주호영 의원에게 국민의당과의 합당 작업을 맡기고, 나경원 전 원내대표에게도 대선 경선에서 ‘격에 맞는’ 역할을 요청할 것이라고 했다.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원외 여성 인사를 생각해뒀다”며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외 여성 인사가 최고위원으로 지명되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여성이 4명으로 늘어난다. 이 대표는 그동안 당내에서 대표되지 못했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며 미얀마 문제를 다루는 간담회를 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됐다. 당선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나
“이번 전당대회는 변화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강하게 반영됐다고 본다. 변화의 방향을 놓고 후보들이 치열하게 다퉜다. 제가 말한 노선이 급진적일 수도 있고, 정당에서 한 번도 시도되지 않은 방식임에도 지지를 받은 건 대선에 대한 절박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또 향후 치러질 대선에 대해서도 많은 아이디어가 나왔는데, 결국에는 우리 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 대통합에 대해 많은 국민과 당원이 지지를 보내줬다고 생각한다. 제가 천명했던 대로 우리 당이 자강에 대한 의지를 계속 보일 것이며 우리 당과 함께 하고 싶은 대선 주자에 대해서 문호를 여는 것도 병행하겠다.”
―대권 주자들이 이번 당 대표 선거 결과를 유심히 봤을 것 같다. 경선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 당내 대선 주자도 풍성해질 것이다. 계속 언급되던 원희룡 제주지사나 유승민 전 의원 외에도 언론인들이 잘 아시듯이 하태경 의원도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거기에 더해 우리 당에 더 많은 대선 주자가 있다고 본다. 자신감을 가지도록 그분들의 영역을 만드는 것이 제1번 과제다. 당 밖에도 문재인 정권에 맞서는 일에 큰 기여를 했고, 앞으로도 하실 분들이 있다. 굳이 이름을 얘기하자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일각에서 거론되는 최재형 감사원장도 만약 정치 참여 의사가 있으면 당 대표로서 안내하고,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겠다. 하지만 그분들이 만약 입당하거나 합당하기 전까지는 우리 당의 경선이나 아니면 ‘룰’ 세팅 과정에서 당원들과 당내 인사들의 의견이 주가 될 것이다.
저희가 특정 주자를 위해서 유리한 룰을 만든다는 비판을 받지 않기 위해 당내 여러 인사들의 총의를 모아 경선 절차를 진행하겠다. 일각에서 (당 대표) 선거 과정이다 보니 그런 의혹이나 주장이 반복해서 나왔겠지만, 경선 일정을 제가 아무리 당긴다고 하더라도 실무적으로는 8월 중순 말 이후에야 시작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특정 주자가 들어오는 것을 배제하기 위해 경선 일정을 조정하는 건 가능하지도 않다.”
―지명직 최고위원을 임명해야 한다. 중진에게 요청할 생각이 있나.
“단 한 분도 아직 섭외하지 않았다. (당 대표 선거) 결과가 나오기 전에 제안이나 이런 걸 하면 오만하다는 평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제 머릿속에 안은 구성돼 있다. 하지만 이번에 언론인들도 놀랐겠지만 저희 전당대회의 특징을 꼽자면, 이준석의 선전도 있지만 최고위원 풀에서 여성 약진이 두드러졌다. 그래서 제가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원래 모시려던 머릿속에 둔 분, 그분은 제가 생각하는지 모른다. 그분은 여성이었는데 제가 뭐 그런 걸 따지는 성격은 아니라 당 외 여성 인사를 모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머지 인사는 제가 오늘부터 활발하게 접촉하도록 하겠다.”
“김종인이 우리 당 안 오실까 봐 걱정해야지 않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다시 모시겠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이 있나. 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서 거센 신경전 벌인 나경원·주호영 두 후보를 영입할 것인가.
“저는 당장 토론 과정에서 주호영 의원에게도 말했지만 국민의당 합당이란 중차대한 과업 수행에 있어서 주호영 의원이 훌륭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 저는 주호영 의원이 계속 그 일을 맡아주면 좋겠다고 공식 요청할 것이다. 나경원 전 대표는 이번에 득표력에서도 상당한 힘을 보였고, 무엇보다도 당원들이 가장 사랑하는, 신뢰하는 지도자 중 한명이다. 저는 당연히 대선 과정에서 나경원 전 대표에게 상황에 맞고, 그분의 격에 맡는 중차대한 역할을 부탁드릴 의향이 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2012년에 같이 일했다. 그분을 초빙할지, 말지에 대해서 여러 가지 걱정을 하는 건 좀 의아하긴 하다. 아마 대선 과정에서 충분히 그분은 기여를 하실 수 있는 역할, 능력이 있는 분이다. 거꾸로 나중에 저희가 제안할 때 안 오실 것을 걱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 잊혀진 역사이긴 하지만 그분을 영입하려다 실패한 경우도 여러 차례 있다. 그러므로 저는 만약 이번 경선에서 대선 후보가 정해지면 대선 후보와 상의를 통해 김 전 위원장을 당에 모시도록 노력하겠다. 다만 당무 우선권 때문에 대선 후보가 선출되면 당 대표가 그 아래에 놓인다. 다른 분의 선대위원장을 강제로 모실 수는 없다. 그 부분은 의지 표명으로 보면 좋을 것 같다.”
―당원 투표율은 2위다. 37.41%로 높긴 한데, 이런 당심 어떻게 분석했나.
“나경원 전 대표는 직전에 서울시장 경선도 치르셨고 당에서 오랜 기간 활동했다. 전통적 당원과 접점 많을 것이다. 나 대표의 그런 수치가 놀랍지 않다. 저도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제가 전당대회 출마 결심이 다소 늦어서 제가 부족한 면이 있다면 당원을 자주 찾아뵙고 생각을 전달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저희가 이번에 전당대회 과정에서 다소 부끄러운 통계가 노출됐다면, 호남 지역 당원 비율이 0.8%라는 통계와 당원 중 20·30·40대를 다 합친 수가 30%보다 적게 나타났다는 통계일 텐데. 이것은 저희가 해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당심과 민심의 괴리 안 나오도록 당원 배가 운동에 앞장서겠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직이나 공천 과정에서 시험을 도입한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 토론이 객관적 수치로 정리하기가 힘든데 공정성 담보 계획이 있나.
“실제로 토론배틀 성과는 바른미래당 때 광역비례대표 후보와 대변인 선발에 적용했다. 토론평가단으로 일반 시민, 정당 연구소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토론은 논리대결이 아니다. 케이오(KO)승으로 끝나는 경우가 없다. 둘 다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주장으로 끝나기도 한다. 토론배틀을 한가지 방식으로 정한 건 토론이란 게 논리대결이란 좁은 경쟁이 아니라 사람 매력도를 종합적으로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결국 정치의 덕목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매력도 측정을 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 공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 대변인, 상근부대변인 선임 과정이 6월 말까지 진행되면 그 사이에 당의 입장을 어떻게 전달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수석대변인은 제가 선임해서 지명할 계획이다. 그 인사는 곧 발표하도록 하겠다.”
“원외 인사들 개성·철학 유지한 채 합류하도록 길 열 것”
―윤석열 전 총장에게 먼저 연락할 의향이 있나.
“제가 앞으로도 대선 주자와의 접촉 시점이나 내용을 언론인께 공개하지 못함을 양해 부탁한다. 다만 특정 인물뿐만 아니라 다수의 대선 주자들과 제가 소통을 하고 있다고 확인해드리겠다. 아마 물론 대선의 문제라서가 아니라 가장 먼저 공개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은 합당 절차 마무리를 위해 안철수 대표와의 소통이 가장 빠른 시점에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 홍준표 전 대표는 입당 문제에 관해선 선언적으로 말한 바 있지만, 선거 과정에서도 여러 차례 소통 있었다.“
―지금 주요 대통령 후보가 당 밖 후보들이란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자강 복안이 있나.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이 국민에게 던지는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결국 국민의힘이 과거에 비해 얼마나 공조를 통해 넓은 범위를 포용할 수 있느냐를 국민이 바라보고 있다. 문재인은 우리 편과 네 편, 다수, 소수 가르는 정치를 통해 그 정치 세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그 안에서 국민들께서 인식하기 시작했다. 편 가르기의 피해자가 어느 순간 본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우리 국민의힘은 그런 문재인 정부의 갈라치기를 심판하고 무엇보다 스펙트럼 면에서 가장 넓은 국민을 포함할 범위를 만들 것이다. 용광로론을 발전시켜서 공존의 비빔밥을 말했다. 당외 대선주자 중에서도 윤석열 전 총장도 우리 당에 합류한다면 그의 생각이 닫히지 않는 상태로 오면 좋겠다. 탄핵에 대한 입장, 공무원으로 수사한 입장 등이 닫히지 않고도 우리 당에 들어온다면 우리의 지원이 넓어질 것이다. 당내 일부가 불편해한다는 이유로, 용광로가 돼서 그분들 주장에 녹아들길 강요한다면, 당외 대선 주자가 합류한다고 해도 시너지 효과를 누리지 못할 것이다. 그분들의 개성과 삶의 궤적과 철학을 유지한 채로 저희 당에 합류할 길을 열어드리려 한다.”
―국민의힘이 권익위에 부동산 관련 의원 전수조사를 의뢰했다. 이 결과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저는 기본적으로 어떤 결정이든 할 때 철학과 원칙에 맞는 선택하려 한다. 대선이라는 큰 선거를 앞두고 원칙이라 함은 적어도 민주당의 기준보다 엄격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내 지도부에서 권익위에 의뢰하기로 한 건 이미 3월에 소속 의원 전원이 정해서 문제없는 판단이라 생각한다. 민주당에서 발표한 12명 중 8명이 (탈당 또는 출당) 의사를 수용했고, 나머지는 억울한 면이 있다고 주장한다. 저는 그것 또한 국민들의 판단 잣대라고 본다. 권익위의 판단이라는 게 가장 전문적이고 가장 공정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현장 진행 상황을 보면서 상황에 따라서는 우리 국민의힘이 더 엄격히 조치도 할 수 있다. 일각에선 특검 얘기도 나오고, 원내 의원들의 자료를 검찰에 일괄해서 내사 자료로 내고 내사를 받자는 취지의 주장도 있다. 더 엄격한 판단을 받겠다는 원칙 하에서 내부 논의를 하겠다. 저희가 엄격한 원칙을 통해 검증을 받으면 민주당도 지금의 제가 볼 땐 다소 전문성, 업무 분장이 의아한 권익위의 판단보다 더 엄격한 판단을 받아야 될지도 모른다. 탈당, 제명 문제는 이거야말로 민주당이 최근 송영길 대표 들어온 뒤 전격적 판단을 내리셨다는 점에는 저는 굉장히 긍정적으로 본다. 이 사안이 너무 포퓰리즘적 측면으로 가진 않았으면 한다. 그 징계 수위나 국민에 대한 메시지는 결과를 바탕으로 논의하겠다.”
―당 대표로서 제일 먼저 찾을 일정의 장소가 궁금하다. 국민의힘에서 그동안 목소리가 잘 반영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집단이나 계층 어디인가.
“제가 현충원 참배 일정을 대전 현충원으로 잡겠다고 미리 알린 바 있다. 가장 최근 문제가 된 민주당 인사의 부적절한 표현에 의한 천안함 용사들과 유족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당에서 가장 대표되지 못한 이야기는 지금까지는 정치 전반에서 젊은 세대가 그들 어젠다를 다루지 못한 것이 마음 아프다. 그래서 젊은 세대의 어젠다를 발굴해서 논제에 올리겠다. 제가 전당대회에 나온 뒤로 저에게 페이스북 메시지로 연락을 빈번하게 주신 그룹이 있다. 바로 미얀마에 계신 한국인과 미얀마에서 한국 유학을 온 사람들로 결성된 모임에서 저에게 우리 당도 미얀마 문제에 적극 관심을 달라고 말했다. 얼마 전까지 당무 감사위원장을 지낸 이양희 교수님이 유엔 미얀마 인권특별보고관을 지냈다. 미얀마에 계신 한국인들과 이양희 교수님을 모시고 그런 분들의 입장을 낼 간담회를 시급히 개최하겠다.
―여권에서도 30대 당 대표에 긴장한다. 대여투쟁에 스마트한 방식을 구사할 건가.
“저는 우선 송영길 대표가 파격적으로 보여주는 모습도 연령의 문제가 아니라 개혁적 모습이라고 평가한다. 그 경쟁에 앞장서겠다. 국민을 배심원으로 놓고 어느 정당이 더 개혁 노력에 경주하는지 국민의 심판 받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상당히 우려스러운 부분 있지만 그것이 다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우리가 야당으로서 국정에 협조할 게 있다면 그 또한 야당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작년부터 부정선거 논란에 강한 선을 그은 건 당리당략에 따라 국가 근간이 흔들리는 건 야당이 채택해서는 안 될 투쟁 방식이기 때문이다. 저희 당이 작년에 강기윤 의원의 지적으로 백신 문제에 대한 지적을 가장 먼저 시작했음에도 일부 저희 당 지지자나 당내 인사들의 백신 불안증으로 국민들에게 혹시 방역 협조를 안 한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 제가 페이스북에 올렸듯이, 다음 주 화요일에 저희 집 앞에 있는 병원에서 얀센 백신을 접종할 예정이다. 국가를 위해 우리 야당이 협력할 일이 있다면 협력하고, 다만 문재인 정부가 갈라치기라든지 안 좋은 모습을 보이면 가장 매섭고도 창의적 방식으로 지적하는 야당이 되겠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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