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군 성범죄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 특별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감사원은 삼권분립의 원칙 때문에 국회의원을 감사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던 국민의힘이 9일 ‘부동산 전수조사’를 감사원에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법적으로 감사원 조사가 불가능한 사실을 알면서도, 권익위원장이 여당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감사원 조사를 고집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을 제외한 모든 원내정당이 권익위 전수조사에 동참하면서 궁지에 몰리는 모양새다.
주호영 의원은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지난 3월19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감사원은 삼권분립의 원칙 때문에 국회의원을 감사할 수가 없다. 그러니까 원리상 맞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권익위도 자체 조사 인원이 잘 없을 뿐만 아니라 지금 권익위원장이 민주당 국회의원 출신이어서 중립성 때문에 할 수가 없다. 국회 내 객관적인 기구 조사특위를 구성해서 수사를 의뢰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감사원법 24조에서는 국회의원을 직무 감찰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어, 감사원의 국회의원 부동산 거래 조사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당 차원에서 확인한 것이었다.
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는 “삼권분립 원칙이 헌법상 예외도 있기 때문에 강제적 권한의 발동이 아니라 ‘우리를 조사해달라’고 해서 그 쪽에서 가능하다고 하면 특별히 위배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강제적으로 감사원에 맡기자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감사원도 내부적으로 국회의원 부동산 거래 조사가 감사원의 직무권한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부동산 거래를 검증받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조처가 아닌 셈이다. 이에 반해 국민의힘을 제외한 비교섭단체 야 5당(정의당, 국민의당, 열린민주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은 국민권익위원회에 소속 의원들의 ‘부동산 전수조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권익위 전수조사 의뢰에 동참하는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교통방송> 인터뷰에서 “(감사원에) 직무 권한이 뻔히 없음에도 조사를 의뢰하겠다고 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부동산 투기와 관련해서 철저한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이야기는 하고 실제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국민들을 우롱하는 모습”이라며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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