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나경원(오른쪽부터), 이준석, 주호영 후보가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구 <문화방송>(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100분 토론’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를 앞두고 나경원‧주호영 후보가 ‘이준석 돌풍’을 막기 위해 공격 수위를 한층 높였다. 이들은 이준석 후보를 두고 “야권통합의 걸림돌”, “모험이나 도박”이라며 날 선 발언을 쏟아냈다.
나 후보는 4일 <케이비에스>(KBS) 라디오에 출연해 “(이 후보가) 우리 당이 야권 단일후보를 만드는 데 있어서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불안이 있다”며 “통합하는 과정은 매우 조심해야 하는 과정인데 젊은 패기로 함부로 (대권) 후보를 폄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전날 자신의 ‘버스 정시 출발론’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현직 의원들을 만나며 화답했다고 주장했다. ‘버스 정시 출발론’은 윤 전 총장 등 원외 주자들의 정치 행보에 국민의힘 대선 경선 일정을 맞추지 않겠다는 이 후보의 기존 입장이다.
나 후보는 “윤 전 총장이 우리 당에 입당을 한다는 큰 방향성은 정해져 있다고 하더라도 과연 그 길을 직진 코스로 올지 우회해서 돌아올지 부분은 아직 남아 있다”며 “지금 섣불리 모든 것을 본인 스케줄에 후보가 맞췄다고 하는 것은 적절한 의도가 아니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나 후보는 또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이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불편한 사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나 후보는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과의 문제를 풀지 않으면 실질적으로 이 후보가 이끄는 당은 굉장히 불안할 수밖에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이 후보 뒤엔 유승민 전 의원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두 분 다 계신 것 같다. 결국 김 위원장의 상왕 정치를 보게 되는 것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주 후보 또한 ‘합당 빨간불’ 카드를 꺼냈다. 주 후보는 같은 날 <엠비시>(MBC) 라디오에서 “(이 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여러 차례 불화를 겪었다. 지금도 합당을 어렵게 하는 기분 나쁜 말들을 마구잡이로 쏟아내고 있다”며 “(국민의당이) 당협위원장을 정하면 합당은 물 건너간다. 만약에 합당이 무산된다면 책임 대부분을 부담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이 후보는 국민의당과의 합당에 대해 “안철수 대표에게 소값은 후하게 쳐 드리겠지만 갑자기 급조하는 당협 조직 등은 한 푼도 쳐 드릴 수 없다”고 발언한 바 있다. 주 후보는 “이전까지 ‘바람의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냉정의 시간’이 된 것 같다”며 “이 후보에 대해 뭔가 불안하다는 의견이 급격히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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