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연합뉴스와 <한겨레> 자료사진
연일 페미니즘 논쟁을 벌이고 있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또다시 맞붙었다. 진 전 교수가 “결핍된 교양을 남초 사이트에서 주워들은 소리로 때운다. 공부 좀 하라”고 지적하자 이 전 최고위원이 “헛소리다. 20대 여성들은 빨리 진 전 교수를 손절하는 게 좋다”고 응수했다.
진 전 교수는 28일 <중앙일보> 칼럼을 통해 “10여 년 전에 똑똑한 보수의 두 청년에게 ‘공부를 하라’고 권고한 적이 있다. 그중 한 명이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라며 “여전히 그를 아끼는데 이상한 길로 가고 있고, 지적을 해도 듣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에 대한 그의 뿌리 깊은 편견을 지적하고 싶다. 결핍된 교양을 남초 사이트에서 주워들은 소리로 때우고 있는데, 그런 얘기는 애초에 공론의 장에 들여올 게 못 된다”며 “이씨가 이대남 표심을 안티페미니즘의 표출로 푸는, 아무도 동의하지 않는 해석을 고집하는 것은 당내 입지를 위한 개인 이데올로기일 뿐”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전 최고위원이 당내 입지를 다지기 위해 페미니즘 정책을 공격하고 있지만 이는 국민의힘이 포용할 수 있는 2030 여성들을 영원히 내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진 전 교수의 글을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하루에 한 번씩 공부해라, 무슨 남초사이트 주워듣지 말라 같은 이야기”라며 “결국 어느 골방 철학자가 ‘절대적 진리’라고 믿는 ‘여성할당제를 하면 생산성이 좋아진다’라는 개똥철학을 국내외 유수의 기업과 조직들은 ‘여성혐오’ 때문에 시행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라고 적었다. 이어 “우리나라 굴지의 기업인들이 진중권 교수의 쉬운 처방을 받아들여서 생산성을 높이고 GDP를 14%씩 올리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헛소리니까”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 전 최고위원은 ‘여성 군 복무와 관련해 찬반 여론이 팽팽하고, 군 가산점제 위헌 결정은 국민 10명 중 6명이 잘못이라고 응답했다’는 여론조사 기사를 공유하며 “최근 진 전 교수의 활약으로 수치들이 역대급으로 갱신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 놀라운 건 이준석과 하태경은 여성 징병보다는 여성 희망복무제를 통해 남녀 가리지 않고 군 복무에 대한 철저한 보상과 대우를 하는 방안을 주장해 왔다는 것”이라며 “이쯤 되면 차라리 진중권 교수가 이준석·하태경과 손잡고 진 전 교수 때문에 커가고 있는 ‘대안 우파’들을 억제하는 게 어떨까”라고 비꼬았다.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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