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 등 재계단체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을 정부에 정식 건의할 예정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반도체 기술패권 특별위원회(반도체특위) 위원장인 양향자 의원이 국민 대다수가 동의하면 사면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양 위원장은 26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글로벌 반도체 패권전쟁 상황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국민적 여론이 뒷받침되면 이 부회장 사면을 논의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3일 반도체특위 첫 회의에서 “파격적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의 초파격적인 지원책을 마련해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도체특위는 앞으로 반도체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세제 지원과 전문 인력 양성, 각종 규제 완화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양 위원장은 “미국이 ‘칩스 포 아메리카 액트’(Chip for America Act)를 내놓으면서 2024년까지 시설투자비에 대해 40% 세액공제를 하기로 했다”며 “우리도 그렇게 하지 못하면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 한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기가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대기업에 지원이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반도체 패권 전쟁은) 세계대전 차원이라고 본다.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가장 선두에 있는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대기업에 부여해야 한다”며 “대기업 봐주기로 봐버리면 아무것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 경제의 반도체 산업 의존도가 높아져 산업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스마트 바이오, 스마트 자동차 등 반도체가 한국 산업의 근간이고 전부라고 봐도 된다”며 “반도체 사업이 기반이 되지 않고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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