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문.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2020년 국회의원후원회 300만원 초과 기부자 명단’을 보면 이재웅 전 쏘카 대표가 장혜영 정의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등 군소 정당 의원들에게 각각 500만원씩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 이영애씨는 주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500만원씩 후원했다.
이재웅 쏘카 전 대표.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지난해 국회의원 후원 명단에서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이재웅 전 쏘카 대표다. 이 전 대표는 코로나19로 악화된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특별재난연대세, 기본소득 등을 주장한 정당 소속 의원들에게 개인 후원한도 500만원씩을 기부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초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자는 글을 올렸고, 이후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실현됐다.
전·현직 의원들의 ‘기부금 품앗이’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주영 의원에게 500만원을 기부했다. 이철희 전 의원은 기동민·홍영표 의원에게 500만원씩 기부했고, 제윤경 전 의원도 강훈식·이인영 의원에게 500만원씩을 보냈다. 윤일규 전 의원은 지역구를 이어받은 이정문 의원에게 500만원씩 기부하며 고액기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열린민주당 손혜원 전 의원은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500만원을 후원했다.
국민의힘에선 나경원 전 의원이 조해진 의원에게 500만원을, 전희경 전 의원은 임이자 의원에게 500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진복 전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를 이어받은 김희곤 의원한테 500만원을, 한선교 전 의원은 김성원·곽상도·김예지·조태용·배현진 의원에게 각각 400만원씩 기부했다. 여상규 전 의원은 김기현 의원에게 300만원을 후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특히 20대 국회 임기 종료(지난해 5월29일)를 앞두고 동료 의원이나 당선자에게 후원금을 나눠준 사례가 다수 눈에 띄었다. 바른미래당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김동철 전 의원은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에게 500만원을 기부했다. 채이배 전 의원 경우엔 당이 다른 홍영표 민주당 의원에게 500만원을 기부했다.
전·현직 광역·기초의원이 같은 지역구 현역 국회의원에게 기부금을 건넨 경우도 다수 있었다. 조상중·이복형·최낙삼 정읍시의원, 진남표 고창군의원은 전북 정읍·고창이 지역구인 민주당 윤준병 의원에게 각각 500만원씩 후원했다. 이현찬 서울시의원은 서울 은평을이 지역구인 강병원 민주당 의원에게 400만원을 기부했다.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은 서대문구를 지역구로 둔 우상호·김영호 민주당 의원에게 500만원씩 기부했다. 안승남 구리시장도 윤호중 민주당 의원에게 500만원을 보냈다.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역구 의원이 전·현직 광역·기초의원에게서 후원금을 받는 것은 문제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밖에도 배우 이영애씨는 김병주 민주당 의원, 정진석·신원식·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에게 500만원씩을 기부했다. 시삼촌인 정 의원을 제외하곤 모두 국회 국방위원회에 소속된 의원들이다. 이씨의 배우자가 방산업체를 운영하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방송인 김제동씨는 미래당 중앙당에 500만원을 후원했다. 김씨는 지난해 4월 총선 국면에서 서울 광진을에 출마한 미래당 오태양 후보의 유세현장을 찾아 지원 연설을 한 바 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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