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서울시장 선거 출마자들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박원순 시정 잃어버린 10년 재도약을 위한 약속’ 발표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 오신환 서울시장 후보, 이종구 서울시장 후보, 유승민 전 의원, 박춘희 서울시장 후보, 주호영 원내대표, 원희룡 제주지사,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조은희 서울시장 후보, 김근식 서울시장 후보. 공동취재사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난 10년의 박원순 서울시정을 “잃어버린 10년”으로 규정하고 성토했다. 선두그룹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신경전을 이어갔다.
나경원 전 의원은 2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박원순 시정 잃어버린 10년, 재도약을 위한 약속’ 행사에 참석해 “10년 전 (서울시장 선거 첫 출마 때) ‘참패하면 총선·대선은 없다. 최소한 우리가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선전하자’ 하면서 열심히 했었다”며 “지금 마음은 물러설 곳이 없다는 것이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꼭 이겨서 내년 대선에서 우리가 승리하는 길만이 ‘상식의 대한민국’으로 돌아가 시민과 국민의 삶을 지켜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0년 전 오 전 시장이 그만두고 안철수 후보가 박원순 후보 손을 들어줬을 때 우리 당 누가 나와도 힘든 선거였다. 그때 홍준표 대표가 간곡히 부탁하면서 당을 위해 희생해달라고 했다”고 회고했다. 낙선했던 과거 이야기를 꺼내면서 오 전 시장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이어 단상에 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지난 10년 세월 동안 마음의 부담과 자책감이 컸다. 오늘이 그 결정판”이라며 “(스스로 물러난 것에 대한) 벌은 달게 받겠다. 그러나 책임도 지겠다”고 밝혔다. 또 “더 큰 책임으로 서울시민 국민 여러분께 보답하겠다고 약속드린다. 맨 앞 최전선에서 서울을 다시 뛰는 서울로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 전 시장은 10년 전인 2011년 ‘초·중등학생 무상급식’ 여부를 주민 투표에 부쳤다가 직을 중도에 사퇴한 바 있다. 뒤이어 치러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한 나 전 의원은 범야권 후보였던 박원순 전 시장에게 패했다.
국민의힘 후보만으로도 ‘자력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표출됐다. 당 밖에서 ‘야권 단일화’를 요구하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힘 대표 등을 의식한 발언으로 읽힌다. 이 자리에서 참석한 유승민 전 의원은 “우리 당 후보로서 자존감을 갖자고 말씀드리고 싶다. 후보 어느 분이 되든 민주당 후보보다 훨씬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 과거가 발목을 잡고 있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우리 당이 얼마나 변화하고 혁신하고 과거에 대해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는가가 정말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후보가 반드시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저도 노력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당내 후보들이 많이 나왔다. 치열한 운동을 통해서 서울시민 민심을 대변하고 그 속의 분노를 구체화해야 한다. 경쟁이 멋있으면 좋겠다”고 독려했다. 시장 선거에 출마한 김근식 서울 송파을 당협위원장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서 우리 당이 이기려면 부작용보다 에너지 모이는 아름다운 경선이 돼야 한다. 역동적인 경선이 됐으면 좋겠다”며 “그래야 당 밖 야권 후보를 당당하게 이길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주택 정책 실패 △좌파 생태계 10만 네트워크 구축 △무차별 현금복지·구멍 뚫린 복지 시스템 △재생 없는 주거지 도시재생 사업 △전임 시장 흔적 지우기에만 올인 △미래 에스오씨(SOC) 외면으로 심화하는 교통체증 △늘어나는 빚과 재단공화국 전락 △서울시 장악한 6층 사람들 △지방세 독식, 자치구간 재정 양극화 △효과 없는 제로페이 사업 등을 ‘서울시 10대 실책’으로 꼽았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오는 21일까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등록을 받은 뒤 심사와 면접을 거쳐 오는 26일 예비경선 진출자를 발표한다. 28일과 29일에는 각각 부산과 서울시민들을 대상으로 비전을 발표하는 비대면 정견 발표회도 갖는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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