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오른쪽)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국회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4·3특별법 등 법안 처리 등에 관해 논의한 뒤 헤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 처리에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회동 뒤 “김 위원장에게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을 제안해 긍정적 반응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종인 “중대법, 정부안 토대로 절충 바람직”
이 대표와 김 위원장의 만남은 이날 오후 2시께 국회에서 이뤄졌다. 이 대표가 지난 28일 김 위원장에게 먼저 제안을 하면서 회동이 성사됐다고 한다.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중대재해법 등 주요 법안 처리 문제와 백신 수급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18분가량 이어진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난 이 대표는 “(김 위원장께) 여러개 중요 법안 처리를 도와달라는 부탁을 했다. 법사위원회에 계류돼있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을 말씀드렸다”며 “국민의힘 쪽이 법사위 소위 참여를 하셨으니 이번 회기 내에 (중대재해법) 합의 처리 부탁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이 “법의 성격상 의원입법보다 정부입법이 옳은 것이니 정부안을 토대로 의원들이 절충해가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이 대표는 전했다. 이 대표는 또 김 위원장에게 국회에 계류 중인 4·3특별법,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가덕신공항 특별법, 국회법 개정안 등 현안 법안의 처리도 부탁했다.
이 대표의 당부를 들은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혼선이 있어 보이는데 정리를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국민의힘은 백신 수급 시점과 물량, 접종 시기 등을 두고 정부 내에서 각기 다른 목소리가 나온 것에 대해 이날 오전 정부에 대한 긴급현안질의요구서를 제출했다. 김 위원장의 요청에 이 대표는 “저희가 며칠 안에 정은경 청장을 모시고 코로나에 대한 종합적인 당정회의 할텐데 그때 백신 문제도 말끔하게 정리해서 국민께 설명해드릴 수 있게 주문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또 이 대표에게 “당을 온화하고 합리적으로 이끌어달라” “의원들이 법안을 감정적으로 제출하기도 하는데 자제를 시켜달라”라고도 주문했다고 밝혔다. 최근 진성준 민주당 의원이 ‘1가구 1주택 원칙’을 명문화 한 주거기본법개정안을 발의했다가 당내에서도 비판을 받은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 대표도 “법안 제출도 좀더 책임있게 하겠다고 의원들께 당부드리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낙연 “김종인-문대통령 만나면 좋을 것”
이 대표는 이날 김 위원장에게 문 대통령과의 회동을 제안한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제안을 들은) 김 위원장도 ‘만나서 할 얘기가 있으면 만나지 뭐’라며 긍정적인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모든 걸 사회통념, 상식으로 해결하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이 대표가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나면 그런 국정 운영 방식을 대통령께서 충분히 받아들이시고 의견이 모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제안을 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영수회담 제안과 관련해 “청와대와 미리 상의했던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기자들에게 “지난주 토요일에 대통령을 뵀는데, 대통령께서 각계 지도자들을 만나서 말씀과 설명을 들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영수회담에 대한 김 위원장의 반응을) 청와대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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