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4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회의는 전날 징역 4년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그리고 법원 판단에 반발한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정 교수 혐의에 대해) 부장판사 3명으로 구성된 (대등) 재판부가 대부분 유죄로 인정하고 실형을 선고했다. 이러면 사과하고 반성해야 함에도 오히려 재판이 잘못됐다고 사법부 적폐라고 덤벼든다”며 “민주당 의원들은 자기들 마음에 안맞으면 적폐로 몰고 부정부터 하는데,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사법부 판단에 대한 불신을 갖게 하는 동의할 수 없는 판결”이라며 “항소심과 상고심에서 반드시 바로 잡힐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법원이 위법수사와 기소를 통제해야 하는데 오늘은 그 역할을 포기한 것 같다”며 “
윤석열이 판사사찰을 통해 노린 게 바로 이런 거였다. 윤석열과 대검의 범죄는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남국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가슴이 턱턱 막히고 숨을 쉴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여당의 반응이 헌정 질서에 대한 부정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이어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정 교수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 “법원의 심판에도 집권 여당은 반성과 사죄 없이 판결을 멋대로 재단하고 사실상 판결을 부정하며 재판부 죽이기에 나선 형국”이라며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 ‘아시타비’('나는 옳고 상대는 틀렸다)라는, 그 표본이 법의 심판대에 선 정 교수 등을 비롯해서 문재인 정권 자체”라고 말했다.
‘미싱공’ 출신 변호사인 김미애 의원은 “정 교수는 부와 명예를 대물림하기 위해 불법을 마다치 않았고, 자신들은 괜찮을 거라는 선민의식에 비윤리적 행태를 보여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본인들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선량한 국민을 선동하는 행태는 그만두라. 저같은 개천 출신들을 그만 이용하라”며 조 전 장관 부부의 특권의식을 겨냥했다.
불공정 이슈에 민감한 청년층을 대변하는 젊은 비대위원들도 정 교수 비난에 목소리를 높였다. 김병민 비대위원은 “
‘정경심은 단 한번도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지 않았다’ 징역 4년을 선고하면서 법정에 울려퍼진 말이었다”며 “사법부를 맹비난하고,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화살을 돌리는 집권당의 행태를 보면서, 재판부가 말한 ‘단 한번도 반성하지 않았다’는 말의 의미를 깨달았다”고 꼬집었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김재섭 비대위원은 조 전 장관에 대한 배신감을 토로했다. 그는 “대학 재학 시절 한 교수가 입이 닳도록 법치주의를 말했다. 이 땅에서 활동하는 젊은 법률가들이 그의 가르침 속에 자랐다. 부정의에 항거하는 젊은 법조인들은 그가 심어놓은 양심의 씨앗이었다. 그가 바로 조국 교수였다”며 “그가 가르쳐줬던 정의는 자기 편의 정의에 불과했고, 그가 가르쳐준 공정은 자기의 실리를 가능케 하는 수단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은 이어 “그는 위선자였고 우리는 철저하게 배신당했다”며 “깨끗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 당시 가르침이 그저 말 뿐이 아니었음을 증명할 기회”라고 덧붙였다. 노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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