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등 보수 야권은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윤석열 검찰총장의 ‘정직 2개월’ 징계안을 재가한 것과 관련해 “법치주의·민주주의 파괴”라고 맹공격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법치는 셧다운 되고 민주주의는 사망 선고를 받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가 있어야 할 국회에는 정치가 없고 정치적 중립이 생명인 사법 행정에는 정권 편향의 정치 과잉이 넘쳐나면서 법치와 자유민주주의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법치주의, 민주주의 파괴 등 국정 비정상의 중심에는 문재인 정부와 집권 세력이 있다는 것이 국민들의 공통된 생각”이라며 “이들은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나면 민주적 절차를 철저히 무시하는 특유의 일탈한 집단사고를 통해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괴물로 변질됐다”고 비판 강도를 높였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축하한다. 망나니 역할을 아주 충실히 잘 수행했다. 문 대통령도 축하드린다. 거룩하게 손에 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윤석열 총장을 잘 제압했다. 문 대통령과 추 장관은 헌법과 형사소송법 교과서에 이 정권이 끝나고도 아마 수백 년간 사례로 이름이 두고두고 오르내릴 일도 축하드린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윤 총장이 지난 (박근혜) 정권에서 정직 1개월 징계받았을 때 ‘인면수심 정권’이라 공격했는데, 이 정권은 뭐라고 불러야 할지 답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에 들어간 윤 총장을 향해선 “권력의 피해자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치를 수호해야 할 최전선이 되어야만 한다”고 주문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해 청와대와 여당을 비판했다. 그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의 일방적인 강행처리로 얼룩진 채 끝난 정기국회, 그리고 자신들의 비리 수사를 막으려고 검찰총장을 탄압하는 추악한 정권의 모습을 보면서, 문득 생각난 노무현 대통령의 말씀”이라며 ‘어느 편의 승리보다 원칙의 승리를 간절히 바란다’는 발언을 인용한 뒤 “(노 전 대통령이라면) 검찰을 격려하며 비리 세력들과 단호하게 선을 그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그러면서 “이렇게 나라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 노 대통령의 뜻을 왜곡하며 사익만 추구하다가, 나중에 지하에 가서 노 대통령 얼굴을 어떻게 보려고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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