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에 참석해 ‘경제민주화를 향한 10년간의 여정’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국민의힘이나 더불어민주당이나 (경제 정책을 보면) 내용 차이가 없다. 기업과 관련된 법을 다루는 데 있어 대동소이한 모양으로 가서는 나라가 결과적으로 발전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경제민주화 정책과 관련해 후퇴 조짐을 보이는 여야 모두를 향해 쓴소리를 내놓은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마련한 ‘경제민주화를 위한 10년간의 여정’ 강연회에서 경제민주화와 관련한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보수화 기류를 짚은 뒤 “여당이 못하는 것을 야당이 하고, 야당일 때 못했던 것을 여당이 실행해야 하는데 똑같은 상황으로 가니까 나라가 더이상 발전 못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공정경제 3법이) 우리나라 경제에 과연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냐고들 (의심)하는데 절대적으로 긍정적 효과가 더 많다”며 “기업에 있어서 조직문화, 지배구조를 어떻게 제도적으로 만들 것이냐가 경제민주화”라고 부연했다.
김 위원장은 또 “경제민주화를 말하면 ‘좌클릭’ ‘사회주의 것’이라고 하는데 기업과 오너를 구분 못 해서 나오는 이야기”라며 “경제민주화는 제도적으로 시장경제를 보호하고 정상적인 체제가 이뤄질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법 개정안 내용 중 감사위원 분리선임에 반대하는 재계의 의견에 대해서는 “감사위원을 분리 선임하지 않으려면 법 개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고, 집단소송제에 대해서도 ‘베엠베(BMW)차량 화재 사고’ 당시를 언급한 뒤 “그때는 미국에선 이 제도로 소비자가 보호받는데, 우리는 제도가 없어서 그렇지 못하다는 목소리가 컸는데, 이제는 반대여론이 있다”고 꼬집었다.
전날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통합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선 “정부가 이런 식으로 개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 특정 오너를 정부가 도와주는 식으로 보여 말이 많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아시아나 항공의 문제는 코로나 이전에 이미 발생한 것으로 제대로 해결했으면 이런 상황이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코로나 핑계를 대고 적당히 넘어가려고 하니까 문제가 생긴다. (지주사인) 한진 칼의 지배구조 자체를 어떻게 제대로 만들어주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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