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왼쪽), 김홍걸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과 재산을 누락해 신고한 김홍걸 의원을 당 윤리감찰단에 회부했다. 현역 의원 2명을 선출직 공직자와 주요 당직자의 일탈 행위를 살피는 감찰단의 ‘1호 조사대상’으로 삼아 강력한 자정 의지를 천명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16일 오전 회의를 윤리감찰단장에 판사 출신 최기상 의원을 임명하는 등 관련 내용을 의결했다. 이낙연 대표는 “감찰단은 민주당판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감찰단이 엄정하고 독립적으로 업무를 처리해 당 구성원의 윤리를 확립하고 당의 신뢰를 높이는 데 기여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리감찰단은 민주당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을 계기로 신설하기로 한 기구다. 이낙연 대표도 지난 당 대표 선거 때 가장 중요한 공약 중 하나로 윤리감찰단 신설을 내세웠다. 윤리감찰단은 당대표 지시에 따라 윤리심판원에 징계 및 당무감사원 감사 요청 등을 할 수 있다. 현재 민주당에는 법원 역할을 하는 윤리심판원만 있고, 비위 관련 제보 등을 조사해 심판원에 회부하는 검찰 구실의 조직이 없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최고위가 끝난 뒤 브리핑을 열어 “감찰단은 지위 고하에 관계 없이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하고 그 결과를 최고위에 보고할 것”이라며 “강도 높은 조사가 진행될 것이다. 빠른 시일 내에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낙연 대표는 지난 11일 두 의원의 처신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이상직 의원을 향해서는 “이스타항공 창업주이자 의원으로 책임을 가지고 국민과 회사 직원들이 납득할 만한 조처를 해달라”고 주문했고, 김홍걸 의원 등 재산 허위 신고로 논란이 된 의원들을 향해서는 “중앙선관위가 여야를 막론하고 철저하게 조사해서 응분의 조처를 해달라. 당도 선관위 조치를 보며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김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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