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난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내년 치러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 통합 경선을 주장하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최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를 연일 비판하는 등 당 안팎 극우 세력과의 ‘선 긋기’를 시도하고 있는 통합당이 중도층을 겨냥한 외연 확장을 시도하는 모양새다.
주 원내대표는 27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저희들과 서울시장든 대선이든 통합된 경선을 치르면 안 대표의 독자적인 지지세력에다 저희 당 지지세력까지 합쳐서 확장력 있고 훨씬 더 선거를 치르는데 도움이 된다”며 “저희들은 언제나 같이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의견을 밝혔고 이제 선택은 안철수 대표의 선택에 달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안 대표의 발언 등을 보면 지금 문재인 정권이 대단히 잘못하고 있고 정권의 폭주를 저지해야 한다는 점은 생각이 같다”며 “지난 번 미래한국당과 저희들 당이 통합됐다. 그런 과정에서 알았던 국민의당 입장이라든지 이런 걸 볼 때 같이 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야권연대를 통한 통합 경선 뿐만 아니라, 당 대 당 통합도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안 대표를 향한 통합당의 러브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주 원내대표는 앞서 언론과의 인터뷰 등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 단일 후보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나서는 구도를 언급해 왔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안 대표를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군으로 꼽으며, 여당 후보를 이길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당 쇄신과 함께 당 안팎 극우 세력과 절연을 시도하고 있는 통합당이, 중도층을 겨냥한 외연 확장을 꾀하는 모양새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당 내에 유력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판을 흔들 수 있는 카드를 찾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며 “통합당 입장에서도 외연을 넓히고 ‘반 문재인 전선’을 구축하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경선을 ‘미스터 트롯’ 방식으로 치르겠다는 야권연대의 방법론도 강조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미스터트롯’과 똑같이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많은 국민이 참여하는 방식이 돼야 하고, 재밌어야 한다는 얘기”라며 “단계별로 선발해서 (후보자를) 압축하는 구조를 가질 때 본선 경쟁력이 있다고 봐서 미스터트롯 방식을 고려하고 있고 지금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주 원내대표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박덕흠 의원이 사보임을 요청한 데 대해서는 상임위를 교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해 충돌과 관련 없더라도 의원이 사보임을 요청했을 때 소위 인기 상임위에서 비인기 상임위로 간다면 다 바꿔줬다”며 “논쟁이 지속되는 게 본인이나 당에 도움되지 않기 때문에 본인이 사보임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가족이 건설회사를 운영해 국토위 활동이 이해충돌에 해당한다는 논란이 일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