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코로나19 재확산 과정에 무리하게 진행된 광화문 집회에 대해 미래통합당도 책임감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21일 촉구했다. 법적인 책임 유무를 따지지 말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중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원 지사는 이날 오전 <한국방송>(KBS)에 출연해 “통합당도 광화문 집회에 책임 있다 없다를 떠나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누구보다 먼저 생각하는 것을 강조하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국민이 든든하게 믿고 따를 수 있는 책임감을 보여줘야 지지율도 올라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등 보수세력과의 선을 긋고, 국민 안전과 방역 활동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한 셈이다.
원 지사는 이어 광화문 집회에 참석해 ‘통합당 책임론’의 빌미를 준 전직 의원 등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언론에 조금이라도 카메라에 주목받고, 박수 소리에 굶주려 계신 것 같은데 그게 오히려 나라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또 국민의 지지를 모으는 데에 걸림돌이 된다”며 “오죽하면 가족들까지 말리고 신고를 하고 그러겠나. 안 됐더라. 그 심리세계를 한번 진단을 해봐야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광화문 집회의 신고자로, 최근 가족들로부터 고소를 당한 것으로 알려진 민경욱 전 의원을 빗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는 최근 정치권에서 광복절 집회 책임론을 두고 날 선 정치 공방이 벌어지는 현상 자체에 대해서는 부적절하다고 언급했다. 원 지사는 이날 “통합당이 주최한 집회도 아니고 당에서 참석하라고 한 것도 아니다. 자꾸 공방을 벌이는 것은 정치공세”라며 “민주노총 집회든, 태극기 집회든 지금은 집회하지 말라면 하지 말고 검사받으라면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원 지사는 광주를 찾아 무릎 꿇고 사죄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최근에 김 위원장이 5·18 민주 묘지를 찾아서 무릎을 꿇고 진심 어린 사죄를 한 것도 아주 당의 방향성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
그동안 국민들에게 약속했다가 정권을 잡거나 선거를 이기고 나면 뒤집고 했던 것들을 이제는 제대로 실천하겠다, 이렇게 국민들에게 약속을 하고 있기 때문에 옳은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노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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