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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재확산 책임 뒤집어 쓸라…통합당, 뒤늦게 전광훈과 선긋기

등록 2020-08-18 18:46수정 2020-08-19 02:42

“전 목사 공동체 안위마저 위협”
집회 강행에 첫 공식 비판 논평
‘전략적 모호성’ 사흘만에 접어
여권의 통합당 책임론 차단 의도
민주당은 대국민 사과 등 요구
김종인 “정쟁 도구로 삼나” 일축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이 코로나19 재확산의 시발점이 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등 강경 보수세력에 대해 ‘선긋기’에 나섰다. 코로나 확산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여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보수세력 책임론을 차단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읽힌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18일 논평을 통해 “전 목사는 정부의 방역 시책에 협조하지 않은 채, 공동체의 안위마저 위협하는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 비판받아 마땅하며 책임 있는 행동을 못 한 데에 응분의 조치가 따라야 한다”고 비판했다. 전 목사의 8·15 집회 개최에 대해 통합당의 공식 비판 논평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통합당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어긋난 보수단체의 8·15 집회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유지해 왔다. 지난 16일 “모든 국민은 정부의 방역 대책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배준영 대변인)는 논평을 내놓은 뒤로는 공식 언급을 자제했다. 골수 지지층에 등을 돌리기 어렵다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홍문표 의원 등 전·현직 의원이 8·15 집회에 참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8·15 집회 사흘째에 이르자, 통합당은 전 목사와의 거리두기를 명확히 하고 나섰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전 목사는) 스스로 방역 준칙을 지키지 않은 사람이니까 그건 그대로 처리하면 되는 것”이라며 보석 취소 등의 가능성에 손을 들어줬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방역과 관련해서 그런 집회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태도 변화는 심상찮은 코로나 확산에 대한 책임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 재확산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등에 업고 통합당을 겨냥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통합당 전·현직 의원이 집회에 참석했고, 미래통합당은 당원 대상으로 집회에 참석하지 말라는 어떤 지침도 내리지 않았다”며 “8·15 집회를 사실상 방조한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합당은 여당의 대국민 사과 요구에 ‘정치공학적 접근’이라고 일축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대구에서 열린 지방의회 의원을 상대로 한 온라인 연수에서 “코로나 창궐을 정쟁의 도구로 이용해서 과연 민주당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도 “통합당이 집회를 주최한 것도 아니고 참석을 독려한 것도 아니고 마이크를 잡은 것도 아닌데, 민주당이 억지로 엮으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현웅 노지원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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