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대한민국 애국수호 어머니회’가 훼손한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지역 사무실. 정의당 제공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보수단체가 지난 25일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지역 사무실에 난입해 난동을 벌였다. 이들은 내부 시설물을 훼손하는가 하면 사무실 근무자들에게 상욕을 퍼부으며 위협했다.
김종철 정의당 선임대변인은 26일 브리핑을 열어 “어제 오후 ‘대한민국 애국수호 어머니회’가 고양시 화정역 광장에서 차별금지법 반대 집회를 연 뒤 화정동에 있는 심 대표 지역구 사무소에 난입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이 단체 회원들은 사무실 건물이 입주한 엘리베이터 내부 안내판과 5층 사무실 입구 간판에 욕설과 함께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는내용의 낙서를 했고, 건물 안에 10분 남짓 머물며 ‘찢어 죽일 X’ 등 욕설을 퍼부었다.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대한민국 애국수호 어머니회’가 훼손한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지역 사무실. 정의당 제공
김 대변인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각자의 자유지만, 법안 제정에 반대한다며 정치인 사무실에 난입해 욕설을 퍼붓고 내부를 훼손하는 행위는 있어서는 안 될 범죄행위”라며 “이번 집회 주최 측과 불법행위 가담자들에 대해 법적 대응을 포함한 대책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당이 지난달 29일 당론으로 발의한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성별과 장애 등을 이유로 한 모든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국회 비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정의당의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우리 모두의 존엄을 위한 법”이라며 “모든 인간은 존엄하고 평등하다는 사실에 동의한다면 21대 국회가 차별금지법을 통과시켜 우리 사회와 민주주의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가는 데에 함께해 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하지만 일부 종교계 등에서는 이 법이 동성애자에게 혜택이나 특권을 부여하거나, 소수자가 아닌 국민에 대한 역차별을 발생시킬 수 있다며 제정에 반대하고 있다. 19대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장을 지낸 이상민(5선·대전 유성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보수세력의 격렬한 반대를 불렀던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금지’ 조항을 넣은 차별금지법(평등법) 대표 발의를 준비 중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지난 6월 2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발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