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교육·사회·문화에 관한 대정부 질문에서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이 열린 국회 본회의장은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가짜뉴스’ 공방이 가시 돋친 입씨름으로 번지며 순식간에 야유와 고성으로 가득 찼다.
충돌은 곽 의원이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했다는 ‘강남 건물주’ 발언을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곽 의원이 추 장관에게 “‘내 목표는 강남에 건물 사는 것’이라고 한 정 교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추 장관은 “(정 교수가)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고 뉴스를 통해 봤다. 의원님은 그것만 보셨냐?”고 받아쳤다. 곽 의원이 “<와이티엔>(YTN) 보도에서 나왔다”고 하자 추 장관은 “언론 보도도 가짜뉴스가 많다. 언론 보도 맹신주의자냐”고 되물었다. 추 장관의 따져묻는 화법과 물러서지 않는 답변 태도에 본회의장이 소란해졌다. 기분이 상한 곽 의원이 “그럼 대통령 말씀도 의심해서 들어야 하냐. 지금 (본회의장에) 나오신 분들 말씀도 의심해서 들어야 하냐”고 재차 물었다. 그러자 추 장관은 “비교할 만한 비교만 해달라. 저에게 시비 걸려고 질문하는 건 아니지 않냐”고 되받아쳤다. 순간 통합당 의원들 자리에서 “뭐 하는 짓이냐”는 고성이 쏟아져나왔다. 장내가 소란해지자 김상희 부의장이 나서 양쪽에 주의를 줬다. 추 장관은 “더이상 질문이 없으면 들어가겠다”며 자리를 떴다. 한 통합당 의원이 “질의가 뭐가 문제냐”고 하자 한 민주당 의원은 “태도가 문제”라고 맞받았다.
1985년 ‘부천서 성고문 사건' 피해자인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을 언급하며 고위공직자들의 성찰과 자기쇄신을 촉구했다. 권 의원은 “박원순 전 시장은 35년 전 나의 변호인이었다. 제가 본 어떤 공직자보다 성평등 정책을 열심히 펼쳤다. 국민도 그렇겠지만, 박 전 시장마저 성추행 의혹의 당사자가 될 수밖에 없던 현실에 저는 더 절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투(Me too) 이후 조직과 권력의 불평등으로 일어나는 성폭력을 방지하기 위해 많은 제도가 만들어졌지만, 고위공직자들은 바로 자신이 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방관했다. 그 현실이 참혹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