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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한나라 새 원내대표 이재오 의원 당선…비주류 ‘뜻밖의 승리’

등록 2006-01-12 19:30수정 2006-01-12 19:37

12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새 원내대표로 당선된 이재오 의원(가운데)이 박근혜 대표, 이방호 새 정책위의장(오른쪽)과 함께 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A href="mailto:jijae@hani.co.kr">jijae@hani.co.kr</A>
12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새 원내대표로 당선된 이재오 의원(가운데)이 박근혜 대표, 이방호 새 정책위의장(오른쪽)과 함께 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원외투쟁 변곡점 되나

한나라당 새 원내대표에 당내 ‘비주류 강경파’의 수장으로 불려온 3선의 이재오 의원(61)이 뽑혔다. 그는 당내 경선과정에서 사립학교법 대응방안과 관련해 ‘원내외 병행투쟁론’에 가까운 입장을 보여와, 박근혜 대표가 주도하고 있는 원외투쟁 일변도의 대여투쟁 노선에 변화가 올지 주목된다.

김무성 의원 22표차 제쳐…정책위의장 이방호 의원
“박 대표 지도력에 불만·당내 위기의식 표출” 분석
“이 시장 경쟁력 확인” 평가도…장관 청문회 참여 뜻

이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소속 의원 127명 중 123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원내대표 선거에서 72표를 얻어, 50표를 얻는 데 그친 3선의 김무성 전 사무총장을 22표 차로 제치고 새 원내사령탑에 당선됐다. 새 정책위의장은 이 의원과 짝을 이뤄 출마한 재선의 이방호 의원(61·경남 사천)이 자동 선출됐다.

이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 인사말을 통해 “크고 작은 일을 박 대표와 상의해 당을 안정시키고, 강력한 대여투쟁으로 당의 위기 타개에 한몸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친박(근혜) 대 반박 대결’ 또는 ‘박근혜-이명박 대리전’으로까지 불렸던 이번 선거의 결과는 당 안팎에 적지 않은 파장을 던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선거 초반부터 퍼져있던 ‘김무성 대세론’이 완전히 뒤집힌 것에 대해, 대다수 의원들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의원들은 선거 결과에 대해 일차적으로 ‘당이 이대로 가선 안 된다’는 위기의식의 표출이라고 분석했다. 박 대표의 지도력에 대한 불만이라는 것이다.

서울지역의 한 의원은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안 되고, 변화해야 산다고 본 듯 하다”고 말했다. 영남권의 한 의원은 “위기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선 ‘친박’의 상징과 같은 김무성 의원보다는 산전수전 다 겪은 이재오 의원이 적임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학법 하나만 놓고 원외투쟁을 하는 것은 명분이 약하다는 다수 의원들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당수 의원들은 또 ‘친박이냐, 반박이냐’를 선택기준으로 삼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한 재선 의원은 “투쟁 국면을 누가 잘 이끌 것인가를 합리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이 원내대표 스스로 선거전에서 ‘반박’의 이미지를 씻는 데 주력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투표 직전에 “모든 것을 박 대표와 상의해서 할 것이며, 박 대표 임기가 끝나는 7월에 원내대표를 그만 두겠다”고 선언해, 박 대표와의 갈등을 우려하는 의원들을 ‘안심’시키려 애썼다.

또 이번 결과가 박 대표의 독주체제에 대한 ‘견제구’의 성격이 있다는 시각에서 볼 때, 상대적으로 이명박 서울시장의 당내 경쟁력을 확인하는 첫 무대였다는 평가도 있다.

이 원내대표 체제가 꾸려짐에 따라, 대여투쟁 노선에선 일정한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사학법에 대해 이 원내대표는 “반드시 재개정하겠다”며, 정부·여당의 태도와 상관없이 당내에 사학법 재개정 소위원회를 설치하고 재개정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재개정이 될 때까진 노무현 정권의 실정 알리기 투쟁을 전개하겠다”면서도 “재개정을 위한 협상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의 원외투쟁 외길노선과는 다르다.

이 원내대표는 또 5명의 장관 내정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아직 한달의 시간이 있는만큼 충분히 협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해, 청문회에 참여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5차례에 걸쳐 10여년간 옥살이를 한 재야 출신으로,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에 입당해 서울 은평을에서 3차례 잇따라 당선됐다. △경북 영양 △중앙대 경제학과 △전민련 조국통일위원장 △민중당 사무총장 △한나라당 원내총무·사무총장

한편 이방호 신임 정책위의장은 보수파 의원 모임인 자유포럼의 간사를 맡는 등 당내 보수파를 대표하는 재선의원이다. △경남 사천(61) △연세대 △수산업협동조합 중앙회장 △한나라당 원내부총무 △국회 농해수위원회 간사

황준범 성연철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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