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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기한없는 전권’ 달라는 김종인…“식민통치” “비민주” 반발 분출

등록 2020-04-23 21:02수정 2020-04-24 02:42

통합당 ‘비대위 갈등’ 갈수록 태산

조해진·김선동 등 과도한 요구 비판
“당선자 84명 정치 금치산자 될 판”
“100석 넘는 정당이 무뇌인가”

일각선 비대위 대신 자강론 주장
“김병준 비대위도 소득없이 끝나”
“패배원인 점검, 당선자 숙의 먼저”

‘김종인 비대위’ 뜨긴 뜰까
20대 총선 ‘정진석 비대위’처럼
전국위 추인 과정서 무산 가능성도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자택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자택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임기도 특정하지 않고 당 대표의 전권을 요구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추대 문제를 놓고 미래통합당의 내홍이 깊어가고 있다. “비민주적”이라는 비판의 수준을 넘어 “식민통치”라는 감정 섞인 발언이 쏟아지는 등 반응이 격해지자 당내 의결 과정에서 비대위 출범 자체가 좌초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3선에 성공한 조해진 당선자(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는 23일 입장문을 내어 “비대위를 도입하는 것은 당이 개혁할 의지도, 열정도, 비전과 역량도 없다고 자백하는 것”이라며 “당이 자주적 역량이 없어서 ‘식민통치’를 자청하는 것과 같다”고 반발했다. 조 당선자는 이날 오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전권을 요구한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겨냥해 “84명의 당선인을 정치적 금치산자들이라고 스스로 선언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거세게 비판하기도 했다.

김선동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몇 번 해 보았으니 훈장님 모셔다 학생들이 회초리 맞는 방식보다는 스스로 반성하고, 변화하려고 노력해야 제대로 된 쇄신이 된다는 생각”이라며 “100석이 넘는 정당이 무뇌가 아니라면, 스스로 사심만 버리면, 국민도 지켜봐 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거 직후 ‘김종인 비대위’를 옹호했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도 전날 “아무리 당이 망가졌기로서니 기한 없는 무제한 권한을 달라고 하는 것은 당을 너무 얕보는 처사”라고 꼬집은 바 있다. 전날 비박(근혜)계 의원들의 만찬 자리에서도 “당 내부에서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인 비대위에 반대하는 흐름에는 비대위 자체를 반대하는 ‘자강파’와, 비대위에는 찬성하되 김종인 체제에 과도한 권한이 실리는 것을 반대하는 ‘반김종인파’가 섞여 있다. 비대위 자체를 반대하는 쪽은 “(비상지도부 체제로는) 당의 쇄신과 혁신을 만들어낼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한 재선 의원은 <한겨레>에 “지난 ‘김병준 비대위’ 때도 다양한 쇄신 의견을 내놨지만, 다음 지도부가 아무것도 수용하지 않아 현실화된 게 없다. 패배 원인을 먼저 숙의하고 21대 국회 당선자들로부터 어떤 비전을 가져야 하는지 먼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통합당 소속 21대 총선 재선 당선자 15명은 이날 국회에서 수습책을 논의하고 “더이상의 분란은 안 된다”며 김종인 비대위 전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했다. 다만 ‘무기한·전권 비대위’에는 난색을 표했다. 모임에 참석한 김성원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그런 것(전권 요구와 비대위 기한)은 지금 논의할 상황이 아니다. 하루빨리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 당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전했다. 이들은 오는 28일 당선인 총회를 열어달라고 공식 제안하기도 했다.

이런 당내 기류 때문에 최고위가 ‘김종인 비대위’를 밀어붙이더라도 전국위원회에서 부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4년 전 20대 총선 패배 뒤엔 당시 신임 원내대표였던 정진석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추인하는 과정에서 상임전국위원회의 의결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아 비대위 출범이 무산된 바 있다. 통합당 관계자는 “당시엔 친박들이 인사에 반발하며 보이콧을 주도했지만, 지금은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결과를 예측하긴 어렵다”면서도 “부결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도 이런 당내 기류를 의식한 듯 “(비대위원장 직에) 별 관심 없다”며 짐짓 거리두기에 나섰다. 그는 이날 밤 귀갓길에 기자들과 만나 심재철 대표 권한대행을 만났느냐는 질문에 “그런 거에 별 관심 없다. (심 대행은) 내가 안만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선 모임에서 여러 우려가 제기됐다는 질문에 대해서도 “뭐가 어렵다는 것이냐”며 “나는 그런 것과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김미나 이주빈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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