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오른쪽 두번째)와 조경태 의원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마스크를 낀 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대정부 공세를 ‘중국인 입국금지’에서 ‘마스크 공급 부족’으로 전환했다. 민생 쟁점을 내세워 정부의 무능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마스크를 쓴 채 “어제 신촌의 한 마트에 가서 마스크를 직접 구매해봤다. 마스크 다섯매 사는데도 정말 많은 시간이 걸렸다”라며 “어쩌다 이 나라가 국민들 편안하게 마스크 한 장 사기 힘든 나라가 됐는지 정말 자괴감이 든다”고 발언했다.
김성원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어 “초기 방역 실패, 출입국 관리 실패, 외국에서의 한국인 입국 금지 및 격리 조치 등으로 이미 문재인 정부의 무능함이 만천하에 알려졌지만, 압권은 아직까지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마스크 공급”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기획재정부는 마스크 대책을 예고했다가 다른 부처 반대로 발표를 취소하고, 교육부는 초중고 마스크를 수거하려다가 철회하는 등 아직도 문재인 정부 전체가 우왕좌왕 허둥지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코로나19 중앙대책본부장은 건강하면 마스크 착용을 안 해도 된다는 취지의 발언까지 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부터 정세균 국무총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정부 주요 인사들은 왜 계속 마스크를 쓰고 있는가? 이 같은 앞뒤 안 맞는 행태를 보면서, 어떻게 국민들께서 정부를 신뢰할 수 있을지 심각한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지도부와 의원들은 지난 4일부터 국회에서 열린 각종 회의에서 마스크를 끼지 않고 참석하고 있다. 국민들이 마스크를 쉽게 구할 수 없는 현실을 반영한 조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등 정부와 청와대 인사들도 지난 4일 열린 당·정·청 회의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회의했다.
한편 통합당 지도부와 의원들은 이날도 전원이 마스크를 끼고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했다.
이주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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