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맨오른쪽)가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의 제21대 국회의원 예비후보자 면접을 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미래통합당 인적 쇄신의 핵심인 티케이(TK·대구경북) 지역의 3선 김광림 최고위원(경북 안동)과 초선 최교일 의원(경북 영주·문경·예천)이 나란히 4·15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20일 선언했다. 대구 달서병 출마를 공식화했던 비례대표 출신 초선 강효상 의원도 출마지를 서울 강북으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티케이를 겨냥한 김형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의 칼바람이 거세지면서 ‘자의 반 타의 반’인 불출마 선언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티케이 물갈이’의 물꼬가 트인 셈이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그간의 정치 여정을 뒤로하고 백의종군하겠다”고 했다. 당 지도부 중에서 나온 첫 불출마 선언이자, 새로운보수당 시절 불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의원(4선·대구 동구을)을 제외하면 티케이 중진 가운데 첫 불출마 사례다.
최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현 정권의 일방 독주와 여당의 횡포를 막지 못했다.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하여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김 최고위원과 최 의원의 불출마로 미래통합당 티케이 불출마 의원은 정종섭(초선·대구 동구갑), 장석춘(초선·경북 구미을), 유 의원 등 총 5명이 됐다. 불출마를 선언한 미래통합당 현역 의원도 22명으로 늘었다.
강 의원은 “나라가 망국의 길로 접어드는 위험 속에서 상대적으로 우리 당 지지세가 높은 대구에 출마해 개인이 승리한들 무슨 큰 의미가 있겠느냐”며 서울 강북의 험지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불출마 의원들은 입을 모아 “공관위 요청은 없었다”고 밝혔지만, 당 안팎에서는 결국 강도를 높여가는 공관위의 압박을 견디지 못한 결단이라는 해석이 다수다. 이날 불출마, 험지 출마를 밝힌 세 의원 모두 티케이 지역구에 공천 신청을 한 상태였다. 김 위원장은 티케이 지역 예비후보자 공천 면접을 앞두고 의원들에게 불출마 권유 전화를 돌리며 압박의 수위를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관위는 전날 대구 지역 예비후보 면접 일정을 하루 미룬 데 이어 이날도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등을 이유로 하루 더 연기했다. 당내에서는 “명예롭게 용퇴할 시간을 주겠다는 뜻”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편 공관위는 이날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예비후보자 면접은 예정대로 진행했다. 공관위의 최대 숙제인 ‘중진급 교통정리’ 성공 여부도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홍 전 대표는 면접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나는 밀양에서 컷오프(공천배제)를 당했다. 양산에서 두 번째 컷오프를 당하면 정계 은퇴나 무소속 출마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배수진을 쳤다. 고향인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출마를 고집하고 있는 김 전 지사는 “고향 출마가 받아들여진다면 전국 어디든 총선 승리를 위해서 온몸을 바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미나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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