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 의원들이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이 18일 안철수계 등 비례대표 의원 9명을 ‘셀프 제명’했다. 의원들의 잇따른 탈당으로 이달 초 교섭단체 지위마저 잃은 바른미래당은 이날 또다시 대규모 제명 결정을 내리며 의원 수 8명의 군소 정당이 됐다. 사실상 당 해체 수순이다.
박주선 대통합개혁위원장 등 바른미래당 의원 13명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안철수계인 김삼화·김수민·김중로·신용현·이동섭·이태규 의원과 당권파로 분류돼 온 임재훈·최도자 의원, 독자 행보를 벌여 온 이상돈 의원 등 9명을 제명했다고 밝혔다. 비례 의원의 경우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기 때문에 제명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날 의원총회에 참석한 바른미래당 비례대표 의원들은 당적 이동을 위해, 징계에 해당하는 제명을 스스로 의결했다.
박 위원장은 제명 전 의원총회 모두발언을 통해 “끝까지 설득해서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지만 끝내 함께하겠다는 약속을 얻지 못했다”며 “자기 생각과 가치를 따라 새 정치 무대에 들어오기 위한 과정과 절차를 밟겠다고 제명을 요청하기에 개인 의견이지만 (제명)해드리는 것이 인간 도리에 맞고 소인배 보복정치가 아닌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애초 이들과 함께 채이배·장정숙·박주현·박선숙 의원도 제명 절차를 밟으려 했으나 불참 의사를 통보하면서 당에 남게 됐다. 대안신당과 민주평화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장정숙·박주현 의원의 경우 ‘호남 합당’ 국면에서 자연스럽게 당적을 옮길 수 있다고 계산한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계로 분류되며 지역구로 당선된 재선 권은희 의원(광주 광산을)도 조만간 탈당할 예정이다. 안철수계 비례의원 다수와 권 의원은 국민의당에 입당한다.
손학규 대표 쪽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황한웅 사무총장은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당 국회의원 제명과 관련 △당 소속 국회의원 전원의 2분의 1 이상의 찬성 필요 여부 △윤리위원회 징계 필요 여부 등을 질의했다. 손 대표 쪽은 의원총회만으로 제명 의결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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