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5일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영입인재 4호\'인 소병철 전 대구고등검찰청 고검장과 손을 잡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올해 총선을 맞아 더불어민주당이 영입한 네 번째 인재는 전 대구고등검찰청 검사장 출신 소병철 순천대 석좌교수(62)다. 소 전 고검장은 2013년 검찰을 퇴직한 뒤 대형로펌 영입제안을 거절하고 변호사 개업도 하지 않아 ‘전관예우’ 관행을 끊었다는 평가를 받았고,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검찰총장 후보군으로 꼽히기도 했던 인물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5일 오후 서울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 전 고검장을 민주당 4호 인재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최혜영 교수, 원종건씨, 김병주 전 대장에 이은 첫 법조인 출신 영입인사다. 소 전 고검장은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완수를 위해 지금까지 쌓아 온 모든 경륜과 역량을 쏟아붓겠다”며 입당 소감을 밝혔다. 이어 “법을 올바르게 실현하고 새롭게 고치는 일에 남은 삶을 바칠 각오다. 국회에서 정치를 통해 정의와 인권을 바로 세우는 법과 제도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1986년 검사로 임관한 소 전 고검장은 법무부 검찰국, 대검찰청 연구관, 법무부 검찰 1·2과장, 기획조정실장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2010년 대전지검 검사장, 2011년 대구고검 검사장을 지내고 2013년 법무연수원장을 끝으로 공직생활을 마무리했다. 퇴직한 뒤에는 대형 로펌의 영입 제안을 거부하고 농협대학교와 순천대학교에서 교수로 일했다. 당시 소 전 고검장의 전관예우 거부는 고위직 검찰 간부로는 최초여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소 전 고검장은 “퇴임한 뒤 정치권에서 여러 제안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역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제안에 응하지는 않았다”며 “최근 검찰개혁이 국민적 화두로 등장해 여러 고민을 하던 참에 제안을 받게 되어 결심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소 전 고검장은 검찰개혁을 ‘시대의 소명’이라고 밝히며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소 전 고검장은 “검찰에서 평생 일해온 사람으로서 검찰개혁의 방향성을 잘 알고있다”며 “최근 검찰개혁 법안이 통과됐고 앞으로도 개혁적인 법들이 등장할 것 같다. 국민의 뜻을 받드는 방향으로 검찰개혁을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무소속 이정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 전 고검장 정계입문을 축하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자네 같은 인재를 놓친 정당들은 일단 한 수 밀린 것”이라며 “난 기회 있을 때마다 자네를 천거했었지.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도 앞다퉈 자넬 추천하더군. 자네는 호남의 인물이 아니라 국가의 인재로서 손색이 없지”라고 적었다. 이 의원은 소 전 고검장이 호남 출신인데도 경북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일, 모친상 때 조문을 사절한 일, 소 전 고검장 부친이 경찰관이자 애국지사였다는 점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의원과 소 전 고검장은 1958년생 동갑내기이다.
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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