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총선기획단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총선기획단이 내년 총선 출마를 노리는 당대표급 인사들에게 당선이 쉽지 않은 ‘전략 지역’ 출마를 압박하고 나섰다. 영남권 출마를 준비 중인 홍준표 전 대표,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이 ‘타깃’이다. 한국당 총선기획단은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대표를 지냈거나 지도자적 위치에 있었던 큰 정치인은 당과 협의해 전략적 거점 지역에 출마해 이번 총선을 이끌어주실 것을 권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전략적 거점 지역은 비영남권 경합지역을 말한다. 이진복 총괄팀장은 “당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노력하면 당선이 가능한 지역, 그분이 그 지역구에서 출발해 인근 선거구까지 영향을 주기 위한 곳을 전략 지역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고향인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출마를 공식화한 김태호 전 지사를 겨냥한 듯 “일부 예비후보에 등록하신 분들도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직인 황교안 대표의 출마 지역과 관련해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 팀장은 ‘지금 대표나 지도부도 권고 대상에 해당되느냐’는 질문에 “그 부분은 지도자가 판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어디에 나가라고 할 수는 없다. 기준에 해당하면 (추후 발족할)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영남권 출마를 준비해온 홍준표 전 대표는 거세게 반발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당에 공헌한 바도 없이 양지만 쫓던 사람들이 숨어서 더이상 왈가왈부하지 않았으면 한다. 전 대표는 막 대해도 되고, 현 대표에게는 예의가 아니라는 이중 기준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거냐”고 되물었다. 홍 전 대표는 고향인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이나, 대구 출마를 준비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반면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달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지 않겠다. 서울지역 험지 출마 등 당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겠다”고 출마 지역 결정을 유보한 상태다.
한국당 총선기획단은 이와 함께 경선에서 △현직 광역·기초단체장은 30% △광역·기초의원은 10%의 감산점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보궐선거를 유발해 혈세를 낭비하게 만들었다는 이유다. 또 여성의 정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신인일 경우 △만 59살 이하 여성에게 30% △만 60살 이상 여성에게 20%의 가산점을 부여하는 세부안을 추가로 내놨다. 만 44살 이하 출마자는 성별에 관계없이 청년 가산점(20~50%)을 부여받는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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