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회·정당

패트 막으려 ‘무더기 필리버스터’…‘민생’ 볼모 잡은 한국당

등록 2019-11-29 18:43수정 2019-11-30 02:04

본회의 상정 199개 안건에
의사진행 저지 ‘무제한 토론’ 신청
유치원3법·어린이법 등 ‘올스톱’
한국당 뺀 5당 본회의 불참 선언
교육·산업계 “국회 전체 마비시켜”
29일 오후 열릴 예정이던 정기국회 12차 본회의가 유치원 3법 등 상정 안건 199건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신청으로 파행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29일 오후 열릴 예정이던 정기국회 12차 본회의가 유치원 3법 등 상정 안건 199건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신청으로 파행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자유한국당이 29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199개 안건에 ‘무더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신청하면서 이날 처리가 예상됐던 ‘유치원 3법’ ‘민식이법’ 등이 본회의 문턱에 멈춰섰다. 정기국회가 전면 파행 조짐을 보이자, 정치권과 교육·산업계 등은 “한국당이 민생·경제 입법이 시급한 상황에서 국회 전체를 마비시켰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사립유치원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한 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 스쿨존에 과속단속 카메라 설치를 의무화한 도로교통법 개정안 등을 처리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한국당이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에서 정기국회가 종료되는 새달 10일까지 본회의 상정 안건에 필리버스터를 하기로 결정하면서 모든 게 틀어졌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불법으로 출발시킨 패스트트랙(신속처리 대상 안건) 폭거 열차가 대한민국을 절망과 몰락의 낭떠러지로 몰고 있다. 한국당은 평화롭고 합법적인 저항의 대장정을 시작할 것”이라며 필리버스터 신청 사실을 알렸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5당은 본회의 불참을 선언했다. 문희상 국회의장도 법안 의결에 필요한 인원이 참석하지 않으면 본회의 개의가 어렵다며 회의 소집을 포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중앙홀 계단에서 규탄대회를 열어 한국당에 맹공을 퍼부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당리당략을 앞세워 민생 포기를 서슴지 않는다. 역사상 이런 근본 없는 정당은 없었다”며 “민생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는 듣도 보도 못한 일인 만큼, 국민에게 엄중한 심판을 내려줄 것을 요청한다. 한국당이 오늘 스스로 무덤을 팠다”고 날을 세웠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논평을 내어 “국회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몽니의 끝판왕 자유한국당은 자진해산이 답”이라고 반발했다.

‘민식이법’ 등 교통사고 피해 어린이의 이름을 딴 법안까지 처리가 무산되자 이날 본회의 통과를 기대하며 국회를 찾은 피해자 부모들은 눈물을 흘리며 거세게 항의했다. 여론이 악화하자 나 원내대표가 “본회의를 열어 민식이법만 우선 처리하자”고 민주당에 역제안했으나, 민주당이 “필리버스터 전체를 풀라”고 맞서면서 논의는 진전되지 않았다.

한국당은 이미 처리에 합의한 법안까지도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원천봉쇄’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다만 2020년도 예산안은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새달 1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다. 국회 관계자는 “예산안 처리를 위해 국회의장이 교섭단체 대표 간 합의 없이 본회의를 열 수 있다”고 했다.

유치원 3법과 민식이법 등 어린이 교육과 안전 관련 법안 처리가 불투명해지자 학부모들은 반발했다. 김한메 전국유치원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통화에서 “아이들 교육, 안전과 관련된 문제 앞에서는 진보와 보수는 물론 당리당략도 없어야 한다”고 했다.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의 장하나 활동가는 “한국당이 어린이안전법을 ‘협상 카드’로 취급한 것은 선을 넘은 것”이라며 “학부모와 국민에게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나 김원철 최원형 이주빈 기자 min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 탄핵 가결 땐 국회의결서 전달 전까지 직무 유지 1.

윤석열 탄핵 가결 땐 국회의결서 전달 전까지 직무 유지

[단독] 내란 군 병력 1644명…방첩사, 고무탄·가스총 무장 2.

[단독] 내란 군 병력 1644명…방첩사, 고무탄·가스총 무장

‘8표’에 달린 탄핵…국힘 ‘탄핵 소신표’ 벌써 두 자릿수 3.

‘8표’에 달린 탄핵…국힘 ‘탄핵 소신표’ 벌써 두 자릿수

배현진 “탄핵 찬반 밝힌 적 없어…이재명에 나라 넘겨줄 선택 없을 것” 4.

배현진 “탄핵 찬반 밝힌 적 없어…이재명에 나라 넘겨줄 선택 없을 것”

‘시민’ 조국 연설 “난 물러가지만…여러분이 윤석열 탄핵·처벌해 달라”[영상] 5.

‘시민’ 조국 연설 “난 물러가지만…여러분이 윤석열 탄핵·처벌해 달라”[영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