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국정 대전환을 촉구하는 단식 투쟁을 시작하고 있다.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소미아 종료와 패스트트랙(신속처리 대상 안건)으로 지정된 개혁법안 통과 강행 기류에 저항하는 의미로 “국가 위기를 막기 위해 죽기를 각오하겠다”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당초 청와대 앞 분수대를 단식 장소로 정했으나, 규정상 여의치 않자 국회에 천막을 치고 단식을 이어가기로 했다.
황 대표는 20일 오후 3시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대국민호소문을 내어 “절체절명의 국가 위기를 막기 위해 저는 이 순간 국민 속으로 들어가 무기한 단식 투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소미아 파기 철회, 공수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 세 가지를 요구한다”며 “대통령께서 자신과 한 줌 정치세력의 운명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운명, 앞으로 이어질 대한민국 미래를 놓고 결단을 내려주실 것을 저는 단식으로 촉구한다”고 말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국정 대전환을 촉구하는 단식 투쟁을 선언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황 대표는 자신의 단식을 “자유민주주의를 회복하고 경제안보를 되살리고자 하는 길”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지금까지 저와 자유한국당이 새 시대를 담아낼 그릇으로서 부족했던 여러 지점을 반성하고, 국민께서 명령하신 통합과 쇄신의 길을 열어갈 수 있도록 단식의 과정 과정마다 끊임없이 성찰하고 방법들을 찾아내겠다”고 호소했다.
황 대표의 갑작스러운 단식은 최근 자신에게 쏠린 비판을 돌리기 위한 승부수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김세연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며 한국당 지도부 사퇴를 촉구했지만 황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패배하면 책임지겠다”며 사실상 요구를 거부했다. 황 대표는 지난 19일 ‘청년정책 비전’을 발표했지만, 내용과 형식이 모두 “청년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이날 호소문을 발표한 황 대표는 청와대 분수대 앞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단식에 돌입했다. 박맹우 한국당 사무총장은 “애초 황 대표의 단식은 청와대 앞에서 천막을 치고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규정상 불가해 장소를 국회로 옮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주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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