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년 총선에서 대구 수성 갑이 아닌 ‘험지’로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김 전 위원장은 19일 새벽2시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다. 대구 수성 갑에 출마하지 않겠다”면서 “지도부를 포함한 당 안팎에서 권고한 서울지역 험지 출마 등 당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 내에서 보수정당의 텃밭이라 할 만한 영남권 출마를 노리는 지도부·잠룡급 인사들이 당 내 인적 쇄신에 발 맞춰 수도권 등 험지로 나가 주어야 한다는 ‘험지출마론’이 한층 더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전 비대위원장은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도 대구지역에 출마하는 데엔 의미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수정치의 중심인 대구·경북 지역이 그 정치적 위상을 회복해야 당과 보수정치가 바로 서고, 나아가 정치 세력 간의 균형도 이루어진다고 판단했다”며 “부족한 사람입니다만 그중 가장 어려운 지역이라 할 수 있는 수성 갑에 출마하여 그 한 부분을 담당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 “이렇든 저렇든 저는 대구·경북에서 태어나 자란 대구·경북 사람”이라며 “지금도 대구·경북이 새로운 모습으로 그 정치적 위상을 회복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병준 위원장의 이번 험지 출마 선언으로 인해 비슷하게 영남권 출마 뜻을 밝혀 온 홍준표 전 대표, 김태호 전 지사 등에게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대구·창녕 등지에 출마설이 돌고 있는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를 두고 시비를 거는 것은 옳지 않다”며 지역 출마 뜻을 거듭 못박는 글을 올렸다. “이미 친박 정권에서 두번이나 압박 속에서 불공정 경남지사 경선을 치루어본 그 경험을 살려 평당원 신분으로 당 지역 경선에 참여해서 여의도 복귀를 추진 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홍 전 대표는 이전에도 자신의 지역구는 자신이 알아서 결정하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온 바 있다. 그는 “그 사람들(친박 의원들)이 주류가 다시 된 이 당에서 정치를 계속하려면 여의도로 복귀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판단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물갈이는 탄핵 정국에서 책임 있는 사람들끼리 치열하게 논쟁해서 정리하는 것이 옳다”고도 덧붙였다.
이주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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