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보수대통합추진단장에 내정된 원유철 의원이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의 보수 통합 논의가 협상 채널 선정 문제로 시작도 하기 전에 삐걱거리고 있다. 이번엔 통합 논의를 이끌 한국당 통합추진단장에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과 ‘구원’이 있는 친박 원유철 의원이 임명된 게 문제가 됐다.
원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에서 자신이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과의 보수 통합 논의를 이끄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당내 의견을 반박했다. 그는 “제가 (변혁 쪽과) 신뢰 관계가 없었더라면, 두 달 동안 물밑에서 소통의 역할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그쪽에서) 오히려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의중을 잘 아는 사람을 내심 원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전날 비박계 권성동 한국당 의원이 “통합추진단장으로 원 의원은 아닌 것으로 본다”고 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원 의원은) 그쪽(변혁)에서 (협상 채널로) 요구한 사람”이라고 설명했으나, 유 대표 쪽은 황 대표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변혁 쪽은 ‘통합 원칙’에 대한 양쪽의 합의가 선결되어야 한다는 관점이다. 변혁 소속 한 의원은 통화에서 “한국당이 보수 통합을 준비도, 대책도 없이 시작했다는 방증”이라며 “가장 먼저 할 일은 무엇을 위해 함께할 것인지 원칙을 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대표가 말한 △탄핵의 강을 건너고 △개혁보수를 지향하며 △새집을 짓자는 통합 조건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또 다른 의원은 “원 의원이 우리 쪽의 친한 의원과 개인적 대화를 해왔을 수 있지만, 우리는 그것이 통합 논의를 위한 물밑 대화로 여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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