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3일 당내 친박(근혜)계를 겨냥해 “정치 초년생을 데리고 와서 그 밑에서 딸랑거리면서 그렇게도 국회의원 한 번 더 하고 싶으냐”고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양 진영(친박·비박)에 몸담지 않으면 공천이 보장되지 않으니 모두가 레밍처럼 어느 한쪽 진영에 가담해 무조건 맹목적으로 수장을 따라가는 무뇌정치 시대가 된 것”이라고 현재 한국당 상황을 꼬집었다. 최근 인재영입 논란으로 비판에 휩싸인 당 지도부의 행보에 계파 정치가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어 “친박이 친황(교안)으로 말을 갈아타면서 박근혜 때 하던 주류 행세를 다시 하고, 비박은 뭉칠 곳이 없어 눈치나 보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어 버렸다”고 비꼬았다. 그가 언급한 ‘정치 초년생’은 지난 2월 전당대회를 통해 입당 43일 만에 당의 수장이 된 황교안 대표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홍 전 대표는 또 “이명박·박근혜 시절에는 그럭저럭 당을 꾸려 왔으나 이제 그 카리스마조차도 없어진 마당에 계파정치가 계속될 것 같으냐”며 “국회의원이라도 한 번 더 하고 싶다면 자성하고 참회하고 최소한 국회의원으로서 소신과 품격은 갖추라”고 일갈했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레밍으로 비난받을 수 밖에 없다. 이 당이 가장 먼저 탈피해야 하는 것은 바로 레밍 정치”라고 덧붙였다.
홍 전 대표는 전날에도 황 대표를 향해 “색소폰은 총선 이기고 난 뒤 마음껏 불라”며 “최근 헛발질이 계속 돼 답답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는 황 대표가 한국당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오늘 황교안입니다’ 코너를 개설하고 색소폰을 연주하며 자신의 성장 과정을 소개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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