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을 이끄는 유승민 의원이 6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청년들과의 대화’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의 대표 유승민 의원이 12월 탈당을 공식화했다. 총선을 앞두고 보수야권 재편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에 대한 책임 공방을 중단하자’고 제안하면서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가능성도 열어놨다.
유 의원은 2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12월 정기국회까지 (진로 결정을) 마무리하고 (탈당) 결심을 행동에 옮기겠다”고 밝혔다. 패스트트랙에 오른 정치·사법개혁 법안과 관련해선 “날치기한 선거법과 권력의 도구가 되는 공수처엔 절대 찬성할 수 없다”며 손학규 대표 등 당권파와의 차별성을 거듭 강조했다. 앞서 유 의원은 이날치 <조선일보> 인터뷰에서도 12월 창당 계획을 밝히는 한편, 한국당과의 통합 가능성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는 역사의 판단에 맡겨 서로 책임을 묻는 일은 중단하고 나라의 미래상을 논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당은 여전히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와의 통합 논의에 신중한 태도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만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대통합을 이뤄가는 게 중요하다. 시기를 단정해서 얘기할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보수통합의 대의에는 공감하지만 서둘러 추진할 이유는 없다는 뜻이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책임을 둘러싸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는 상황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친박계 김진태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역사에 맡기자’ ‘탄핵 가지고 자꾸 따지지 말자’는 표현이 다를 뿐이고, 그렇게 얘기한다면 (유승민 의원 등 탈당파들의) 반성이 먼저”라고 극단적인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유 의원의 탈당 예고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유승민계를 겨냥해 “황교안 대표와 거래해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갈 궁리만 하는 분들은 더이상 바른미래당을 망치지 말고 하루빨리 갈 길을 가라”고 날을 세웠다. 유 의원 개인을 향해선 “배신자”, “계파 정치와 분열 정치를 앞세웠고, 진보와 호남을 배제한 수구보수의 정치인”이라고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유 의원이 한국당과의) 무조건 통합은 안 된다고 하지만 솔직히 말하라. 통합을 애걸하고 있는 것이고, 받아주지 않으면 신당 창당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