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 비상회의에 참석해 다른 의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손학규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바른미래당 비당권파가 30일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을 출범하고 유승민 의원을 대표로 선임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의원 비상회의를 열고 유 의원을 대표로 하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을 출범하겠다고 밝혔다. 오 원내대표는 “당을 화합하고 혁신해 자강한다는 대국민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을 시작한다”며 “국민통합과 정치 혁신을 주도하는 바른미래당으로 환골탈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을 전 당원 기구로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바른미래당에서 활동 중인 의원 24명 중 비당권파 의원 15명이 모두 참여한다.
유 의원은 이날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바른미래당은 개혁적인 중도 보수 정당을 만들겠다는 약속으로 출범한 정당”이라며 “창당 정신을 회복하고 초심으로 돌아가는데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의 갈 길이 있다고 했다. 유 의원은 당권파 일각에서 자유한국당과의 합당, 또는 복귀를 언급하는 것을 두고 “새누리당을 탈당한 후 개혁보수 정치, 개혁보수의 길에 동참할 수 있다면 누구와도 합칠 수 있다는 얘기를 해왔다. 그러나 지금 한국당의 모습이 새로운 보수,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보수의 모습으로 재건하고 있느냐에 대해선 늘 회의적”이라며 “앞뒤가 안 맞고 진정성을 모독하는 정치 공세에 불과하다”고 반발했다.
일각에선 이들의 독자세력 구축이 탈당 혹은 신당 창당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유 의원을 비롯한 소속 의원들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유 의원은 탈당 가능성에 대해 “전혀 결론이 나지 않았다. 다만 우리가 지금 이대로 갈 수는 없다는 점에 대해서는 모임을 같이 하는 의원들과 원외위원장 상당수가 공감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신당 창당설에 대해서도 “결심이 서면 당당하게 국민께 말씀드리겠다”고만 말했다.
당권파인 임재훈 사무총장은 이날 오 원내대표에게 공문을 보내 “최고위원회의가 진행되는 월·수·금 오전 9시를 피해 의원총회 등 원내회의를 소집해달라”고 협조를 요청했다. 더불어 당 윤리위원회가 지난 17일 하태경 최고위원에 대해 직무정지 6개월을 내린 것에 이어, 지난 29일 이준석 최고위원에 대해서도 징계 논의를 개시하면서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내홍은 극에 달한 상황이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 4·3 보궐선거 당시 음주 상태에서 유세하는 등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당권파에 의해 윤리위에 제소됐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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