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대표 취임 6개월
장외집회·당 연찬회 연일 “통합”
당 지지율 정체 관련 비판론 맞서
‘보수 대통합’ 분위기 쇄신 나서
조국 검증·수사 국면 지렛대 삼아
‘반문연대’ 주도권 의지도 내비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운데)와 나경원 원내대표(앞줄 왼쪽 둘째) 등이 27일 경기도 용인시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열린 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로 취임 6개월을 맞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보수 통합을 적극적으로 역설하고 나섰다. 당 지지율 정체와 관련한 비판론에 맞서 ‘보수 대통합’이라는 화두로 분위기 쇄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황 대표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검증·수사 국면을 지렛대 삼아 ‘반문(재인)연대’를 내걸고 보수 통합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위기극복 대토론회’에 참석해 “위기 상황에서 자유 우파가 힘을 내야 한다. 통합만 하면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이어 “한국당은 20대 총선에서 졌지만 그 앞의 훨씬 많은 선거에서 이겼던 정당”이라며 “최근 선거에서 진 것은 우리가 분열했기 때문이다. 답은 뻔하다. 통합만 하면 이길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자유 우파 정치세력들의 통합이 필요한 절박한 시기다. 통합의 대장정을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이날 경기 용인시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열린 당 연찬회에서도 같은 기조를 이어갔다. 그는 “우리 당이 중심이 돼 우파 대통합의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 문재인 정권 심판이라는 큰 목표, 큰 틀 아래 뭉치면, 하나가 된다면 이뤄내지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반문연대’를 강조했다. 지난 24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장외집회에서 “우파 통합을 위해 저를 내려놓겠다”고 의지를 밝힌 뒤 연일 ‘통합’을 언급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황 대표의 이런 의지와 달리 지난 6개월 성적표는 초라한 편이다. 그는 지난 2월 당대표 수락연설에서 “혁신의 깃발을 더욱 높이 올리고 자유 우파의 대통합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6개월 동안 통합이나 외연 확장보다는 보수 지지층 결집에 주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4월 개혁법안의 패스트트랙 상정 국면에서 국회 밖으로 뛰쳐나가 장외집회를 이어갔고, 전국을 도는 ‘민생투쟁 대장정’에 나서면서 일각에선 ‘벌써 대권 행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장외 행사에선 거듭 말실수를 이어가며 중도층의 공감을 얻는 데 실패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지난 6개월간) 보수 결집엔 성공했을 수 있지만 중도층과는 멀어지는 결과만 낳았다. 수도권 지역에선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위기의식이 거세지면서 ‘황 대표로는 안 된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정치학)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황 대표의 최근 행보는) 당 정체성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현실을 타개하려 하는 모습으로 보인다”며 “최소한의 명분과 당위가 있어야 개혁 세력을 포함한 보수 통합이 가능할 것”이라고 짚었다. 단순히 선거에 이기기 위해 뭉치는 게 아닌, 당내 개혁과 비전 제시 등이 우선돼야 한다는 진단이다.
김미나 장나래 기자 mi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