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이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에서 분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대중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이 18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낙연 국무총리, 여야 5당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일 관계가 경색되고 여야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참석자들은 다시금 평화와 통합의 ‘김대중 정신’을 기렸다. 추도식에 참석하지 못한 문재인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올린 추모글을 통해 “국민의 마음속에 김대중 전 대통령은 영원히 인동초이며 행동하는 양심”이라며 “국민의 손을 잡고 반 발씩, 끝내 민주주의와 평화를 전진시킨 김대중 대통령님이 계셨기에 오늘 우리는 더 많은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추도식 추도위원장을 맡은 문희상 의장은 추도사에서 “민족 대도약의 기회를 맞아 국론을 모아야 할 정치권에서는 서로를 탓하며 반목과 갈등의 골만 깊어가고 있다. 10주기를 추모하는 오늘 더더욱 대통령님의 빈자리가 그립다”고 말했다.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옥고를 치르며 김 전 대통령과 연을 맺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사형 선고를 받고도 침착하게 최후진술을 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며 “세상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리움이 쌓이고, 시대가 흐를수록 존경이 더해가는 사람이 있다. 한국 현대사에서 한분을 고르라면 아무런 주저 없이 김대중 대통령이라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영정 앞에서 긴 묵념을 올린 뒤 고인의 ‘통합의 정치’를 강조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님 재임 시절 최규하·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들과 찍은 한장의 사진이 기억난다. 정치보복은 없었다”며 “그 장면은 우리 국민이 갈망하는 통합과 화합의 역사적 상징”이라고 말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반대 세력의 요구에 따라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는 진정한 협치의 달인이었다”고 고인을 떠올렸고,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의 비극 앞에 새삼 김대중 대통령님의 웅대한 구상과 지도력이 그립다”고 추모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김 전 대통령님이 제안했던 승자독식 선거제도 개혁을 온몸 던져 완수하겠다. 정의롭지 못한 정치, 평화롭지 않은 정치, 민생을 외면하는 정치를 반드시 바꿔내겠다”고 다짐했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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