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는 등의 개각 명단을 발표하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권에서 거센 반발을 쏟아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금융시장 점검 현장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조 전 수석의 임명은 그 자체가 ‘신 독재국가’의 완성을 위한 검찰의 도구화”라며 “조 전 수석의 임명 강행은 야당과 전쟁을 선포하는 개각”이라고 날을 세웠다. 나 원내대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의 패스트트랙 상정을 언급하면서는 “조 전 수석의 법무부 장관 임명은 검찰 장악에 이어 청와대 검찰을 하나 더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라고도 지적했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도 개각 발표 직후 논평을 내어 “민정수석 업무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내고, 내로남불의 잣대를 들이대는 인물이 공정성이 요구되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이름을 올렸다”며 “경제 해결책은 ‘기승전 북한’, 내각 해결책은 ‘기승전 조국’에 불과했다. 개각이 아니라 인사이동 수준”이라고 비꼬았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청와대의 개각을 두고 “회전문 인사, 코드 인사 일색”이라며 “최근 급속히 악화된 외교·안보에 대해 책임져야 할 외교부 장관, 국방부 장관이 유임돼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내 편 네편, 극단적인 이분법적인 사고로 무장한 사람에게 법무부 장관이 말이 되느냐”며 “대통령의 ‘각별한 조국 사랑’이 빚은 ‘헛발질 인사’ ‘편 가르기’ 개각”이라고 비판했다. 조 전 수석을 향해 “능력은 없고, 욕심만 많은 ‘양심 불량’”, “에스엔에스(SNS) 선동에 특화된 사람”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반면 여당에서는 신임 장관 후보자들과 이수혁 의원의 주미 대사 내정에 대해 기대감을 쏟아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조 전 수석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건 사법 개혁에 대한 분명한 의지로 판단한다”며 “이수혁 의원의 주미 대사 내정은 적극적인 대미 외교 의지로 판단한다. 당 차원에서도 대미 외교에 가장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에 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미나 김원철 기자 mi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