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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나경원 “유승민과 통합 안 하면 미래 없다” 발언에 보수 야권 ‘들썩’

등록 2019-08-07 11:48수정 2019-08-07 20:40

나경원 “평소 생각” 선 그어
유승민 “드릴 말씀 없어”
바른미래 당권파 “스토킹·잠꼬대 멈춰야”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7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과 통합하지 않으면 우리 당은 미래가 없다”는 인터뷰 내용으로 보수 야권이 들썩이고 있다. “구체적인 말씀을 드릴 정도는 아니다”(나경원), “따로 만난 적 없다”(유승민)며 양쪽 모두 ‘보수 통합’의 기류를 부인했으나, 21대 총선을 8개월 앞두고 보수 지형도가 재편되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보도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총선 승리에) 보수 통합이 엄청나게 중요하다“며 “(유 의원과 통합) 안 하면 우리 당은 미래가 없다. 유 의원이 총선에서 서울에 출마하면 얼마나 좋겠나. (우리 당에) 오라고 (언론이 얘기)하라”고 말했다. 통합 시점에 대해서는 “바른미래당이 정리가 돼야 한다. 손 대표가 나가야 정리가 될 것”이라며 바른정당계 의원들과의 통합, 안철수 전 의원의 통합까지 거론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후 기자들에게 “평소 생각이다. 시기적 배경이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해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유 의원도 이날 기자들에게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유 의원 등 바른정당계 구성원과 내홍을 겪고 있는 바른미래당 당권파는 나 원내대표의 발언을 “잠꼬대”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문병호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나 원내대표가 ‘안철수·유승민 두 분도 내년 총선에서 같이 하자’며 바른미래당을 또다시 스토킹했다”, “바른미래당을 집요하게 따라다니는 스토커 노릇을 계속한다면 한국당을 상대로 접근 금지 신청을 낼 것”이라고 했다. 임재훈 사무총장은 “나 원내대표는 잠꼬대 같은 말을 더이상 하지 말고 한국당이나 잘 추스르기를 경고한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손학규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유 의원과 나 원내대표, 한국당 사이에 구체적인 얘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느꼈다. 유 의원도 이제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고 유 의원을 다시 저격했다.

한국당 일각에선 본격적으로 등장한 ‘보수 통합’ 기류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유 의원을 공개적으로 거명한 것은 가야 할 방향을 정확하게 제시한 ‘용기 있는 구상’이라며 “유 전 대표의 대승적 큰 결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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